사드 문제 영향 커… 새 정부 한중 관계 개선 주목
#직장인 박미영(33)씨는 얼마 전 중국 여행을 계획했다가 마음을 바꿔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한중 양국 간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원래는 중국 남경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중국이 한국 관광을 금지시켰다는 소리를 듣고 태국으로 바꿨다”면서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은데 괜히 봉변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중국인들도 안 오는데 굳이 내가 거길 여행으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이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한중 양국 간 외교 문제로 중국여행객이 급감했다. 대신 줄어든 중국여행객만큼 동남아와 일본 등 인근 여행지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대형여행사 하나·모두투어의 해외여행모객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행수요는 올해 4월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데 이어 5월도 전년 동기 대비 60%가 줄었다.
반면 동남아나 일본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은 4월 여행수요가 두 자리대로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투어의 5월 해외여행수요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지역은 동남아(61.3%)와 일본(61.1%)이었다. 또한, 황금연휴를 활용해 유럽으로 떠난 이들이 늘어나면서 유럽여행 수요도 31%나 증가했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국 여행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반면 대체 여행지로 부상한 일본과 동남아가 각각 105%, 55.3% 성장을 기록했다. 사드 문제로 중국 여행을 포기한 대신 비슷한 거리에 있는 동남아나 일본을 대체 여행지로 선택한 영향이 컸다.
동남아는 중국과 비슷한 가격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라오스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에 대한 방송이 크게 는 것도 한몫했다.
또한, 지방출발이 많은 중국여행객 이탈은 역시 지방 출발이 가능한 일본 여행지로도 옮겨졌다. 엔화가 100엔당 1000원대에 머무르는 엔저상황도 일본여행에 불을 붙였다.
지역 여행사 한 관계자는 “대전·충남의 경우 특히 중국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사드 문제로 크게 줄었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에 대한 해결 기미가 보이면 그동안 눌려 있던 중국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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