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혈 24회를 기록한 건양대 이권열 학생(왼쪽)과 일본인 어머니인 요시타케 사토미 씨 |
일본인 어머니, ‘나라에 헌신하며 살도록 교육’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어려운 조건이나 환경을 극복하고 싶었어요.”
건양대 세무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이권열(3학년)씨는 고등학교 때 처음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24회 헌혈을 기록한 ‘건양대 헌혈왕’이다.
이 씨는 해병대에 입대해 백령도에서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헌혈을 했으며, 말라리아 때문에 전혈헌혈을 하지 못할 때는 혈소판과 혈장만 채혈하는 성분헌혈을 했다. 지난 2015년 11월 제대했지만 말라리아 지역 근무자는 2년간 전혈헌혈이 금지돼 지금도 틈틈이 성분헌혈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 씨가 지속적으로 헌혈을 하게 된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이 씨는 우리나라 문화에 내재돼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들을 겪으며, 그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애국하는 방법 중 하나로 헌혈을 택했다.
어머니도 이 씨가 어릴 때부터 ‘나라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육을 해왔다. 이 씨가 해병대를 자원한 이유도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조국에 더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싶어서다.
이 씨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같은 대한국민 국민으로 똑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나의 피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로부터 각각 물려받았지만, 헌혈이라는 나의 작은 행동이 양국의 아픈 역사를 통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의 어머니인 요시타케 사토미 씨는 “한일간 과거 역사를 비추어 내 자녀들에게 항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보은하며 살라고 교육하고 있다”며 “헌혈이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아들이 스스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것이 감사하다. 나 또한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로 살아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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