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앞 문정인 등 악재, 文대통령, 일정없이 해법구상
문재인 호(號)가 잇단 국내외 악재로 인해 출범 초 거센 파고에 직면하고 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사잡음으로 내각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데다 여야간 대립으로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도 불투명하다.
대외적으로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 논란까지 불거지며 난기류다.
문 대통령이 적폐 청산을 위한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인데 해결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2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일정을 잡지않고 정국돌파 해법마련에 골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장 당면한 과제는 국정정상화를 위한 ‘1기 내각’이 언제쯤 완전한 진용을 갖추느냐다.
17개 부처 가운데 이날까지 국회 검증을 통과해 임명된 장관은 5명에 불과하다.
9명의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고, 산자부와 복지부 법무부 등 3곳은 인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야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문 대통령도 후속 인선에 신중을 기하면서 내각 구성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색된 정국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의 국회 통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강경화 장관 임명에 대해 ‘협치는 끝났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2개 야당 원내대표들이 19일 만나 추경처리 등과 운영위원회 소집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없이 끝났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이처럼 여야간 파열음을 내면서 당분간 문 대통령의 역점 현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난망해 보이는 대목이다.
9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도 문 대통령에게는 커다란 도전이다.
한미 정상 모두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외교 현안인 북핵 문제 해결에 호흡을 맞추기 위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자리인데 최근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특보의 공개 발언을 미국과 일부 국내 보수진영에서 미국과의 엇박자로 인식되고 있어 부담이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도 돌출변수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이 미국을 자극하면 대북정책의 한 가지 창구로 대화를 꼽고 있는 문 대통령이 협상테이블에서 이로울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고,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북한이 인류 보편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대단히 개탄했다”고 전한 것도 이같은 심상치 않은 기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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