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게 터미널입니까? 유성복합터미널 빨리 지어야죠”

  • 정치/행정
  • 대전

[르포] “이게 터미널입니까? 유성복합터미널 빨리 지어야죠”

  • 승인 2017-06-20 16:47
  • 신문게재 2017-06-21 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유성시외버스 정류소 가보니…
30도 폭염에 쉴 공간 제대로 없어
사업중단에 ‘대전시 뭐했나’지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럽죠. 이용자가 한둘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둘 건지 참... 빨리 이전해야 해요.”

체감온도가 30℃를 웃도는 20일 오전 11시께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시외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유성구민 이모(69ㆍ여)씨가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이 같이 말했다. 좁은 정류소에는 출발과 도착을 반복하는 버스가 들락날락했다. 협소한 공간 탓에 버스는 주차와 출발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고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피해 돌아다니는 승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화장실과 대기공간도 열악하긴 마찬가지. 승객들은 그저 빨리 버스를 타고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눈치였다.

지난 15일 대전도시공사가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자인 롯데컨소시엄에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대전시민을 비롯한 시외버스 이용자들은 최소 1년 이상 이 같은 터미널을 더 이용할 수밖에 없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이 무산된 데 대해 시민들은 실망과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버스기사 김모(57)씨는 유성복합터미널 추진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적잖이 실망했다고 한다. 김씨는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데 승객들이 쉴 곳도 마땅치 않은 곳”이라며 “주변 도로도 좁고 특히 장날이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닌데 언제까지 여길 터미널로 사용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잠깐 관심 갖다 말 게 아니고 이번엔 제대로 추진해서 꼭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에서 시외버스로 통학하는 충남대 학생 한선진(22ㆍ여)씨는 하루 빨리 복합터미널이 조성돼 터미널을 편하게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 한씨는 “현재 정류소는 예약시스템도 없고 터미널이 좁아서 승하차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대기할 수 있게 터미널이 새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구암동에 사는 박모(76)씨는 사업자인 롯데컨소시엄과 행정을 책임지는 대전시를 비난했다. 박씨는 “땅값이 올랐다고 해도 하겠다고 약속하고 발표한 걸 안 하면 어떡하냐”며 “시민과의 약속인데 잘 지켜질 수 있게 대전시도 더 노력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유성시외버스정류소에 처음 와본 인천 시민 정모(48)씨는 “광역시에 이런 시외버스 정류소가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일상처럼 버스와 사람이 엉켜 있는데 이러다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새 터미널이 하루 빨리 만들어지는 게 대전시민에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