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산업 메카’ 육성 예정인 안산지구는 땅값만 오른 채 사업은 표류
월평근린공원 등 도심공원 사업도 불신의 연속
▲ 대흥동 대전도시공사 사옥 |
유성복합터미널을 비롯해 대전의 대규모 개발사업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공공성을 내세우던 자치단체와 공기업 등을 믿고 기대에 부풀었지만,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업 무산과 표류에 따른 책임을 투자하려던 민간기업과 시민단체 등에 떠넘기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신뢰까지 잃는 형국이다.
대전도시공사(사장 박남일)가 시행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 구암역 일원에 3778억원을 들여 여객터미널과 함께 BRT환승센터,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유성보건소와 행복주택, 공원 등 공공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수십년째 열악한 시설과 일대를 교통지옥으로 만든 유성시외버스터미널과 터미널 기능을 거의 상실한 서부터미널을 통합해 대대적인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충남ㆍ북도의 시ㆍ군과 대전을 연결하고, 유성∼세종 BRT 개통까지 되면 대전의 광역교통체계 발전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강조해왔다.
▲ 무산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
기대는 부동산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구암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매물이나 거래 등을 봐도 지역주민의 기대는 컸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썰렁했던 학하지구는 아파트 성공분양이 계속됐고, 땅값도 매년 올랐다.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홍보에서 복합터미널이 가장 핵심일 정도로 사람들이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복용동에 자동차복합문화단지를 조성 중인 사업자 측은 “복용동이 자동차거래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터미널”이라며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국방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려는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사업도 말이 많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대기업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을 정도로, 대전시의 무리한 요구가 논란이 됐다. 물론, 시 입장에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업투자를 더 유도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국 기업이 감당할 선을 넘으면서 표류하고 있다.
▲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위치도 |
애꿎은 토지주들만 속을 태우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대전시가 적극적인 추진한 곳이라 믿음이 강했는데, 지금은 반신반의”라고 했다.
월평근린공원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업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금은 시민단체와 일부 시의원과 주민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정작 땅을 팔고 싶은 토지소유주나, 돈을 투자하겠다며 사업을 제안한 민간사업자조차 주눅들 정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전시는 물론, 사업을 위해 민간영역까지 침범하는 도시공사가 보여준 일련의 행보를 보면 답답하다”며 “특히, 기업이 조금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하게 투자를 결심할 정도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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