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과 서대전역 지역 기업 입점 수 초라
지역 향토 프랜차이즈 업체들 줄지어 폐점 수순
원도심에 프랜차이즈타워 조성 여론 목소리
타 지역 외식업체의 대전 유입이 이어지면서 토종 프랜차이즈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서대전역에는 청주가 본점인 초콜릿과 브래드 전문 ‘본정(本情)’이 오픈했고 원촌동과 관저동에는 광주에서 태동한 돈까스 뷔페 ‘유생촌’이 이미 단골손님을 확보하며 대전에 정착했다. 지역 백화점에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내려온 프랜차이즈 식당이 몰려들고 있다.
대전에서 인구 유입률이 가장 높다는 대전역을 보면 지역 프랜차이즈업계의 현실이 명확하게 보인다.
대전역에는 총 14개의 외식, 음료 매장이 있지만 대전과 충청 업체는 대전역 가락국수, 성심당, 구즉 여울묵(향토특산물), 알밤나래(충청특산물), 호두과자(천안) 정도다. 최근 입점 된 청년사업매장인 청춘셰프를 포함해도 아쉬운 숫자다. 서대전역은 9개 매장 가운데 지역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성심당을 제외하면 대전역에서는 지역적 정취를 느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대전역에서 원도심으로 흡수되는 관광객은 사실상 제로다.
코레일 유통 관계자는 “역사 입점 업체는 공정한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지역특산품을 권장사항으로 공지하고는 있지만 지역업체의 참여도가 관건이다”라며 “지역 기업에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칫 특혜라는 오명을 쓸 수 있어 입찰 심사는 공정하게 실시하고 있다. 다만 지역업체의 장점을 살린다면 20개가 넘는 항목평가에서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향토 기업의 입점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타지역 업체는 맛과 신선한 마케팅으로 공격적인 운영을 시도하고 있지만, 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지역을 떠나거나, 스스로 문을 닫는 위태로운 상황에 몰려있다.
일각에서는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한곳에 밀집시키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윤교 가르텐비어 대표는 “원도심 일원에 프랜차이즈타워(가칭)를 조성했으면 좋겠다. 향토 브랜드가 한곳에 다수 입점 되면 그 자체를 대전의 브랜드로 각인 시킬 수 있다. 또 교통편이 좋은 대전의 지리적 요건을 활용해 관광객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등장하는 유명 식당 집성촌인 ‘식객촌’의 대전판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지난 5일 중도일보가 보도(7면)한 ‘신구 지하상가 연결통로, 대전 특산품 거리가 된다면?’ 기사와 유사한 관점의 여론이 모여지고 있는 셈이다.
원도심에서 만난 직장인 김은아씨는 “대전역과 서대전역에서는 지역 외식브랜드가 주도하는 오픈형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봤으면 좋겠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아니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한영식당 닭볶음탕, 스마일칼국수, 봉이호떡처럼 전국적으로 알려진 업체들의 깜짝 마케팅으로 승부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리원, 성심당, 가르텐비어, 봉이호떡, 이화수, 디에떼 에스프레소 등. 원도심을 살릴 원동력을 지역에서 태어난 브랜드에서 찾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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