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 남녀학생 변기설치현황. 충남교육청 제공 |
충남 각급학교 변기 남학생보다 여학생용 30% 부족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신체ㆍ문화적 차이로 .화장실 이용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여학생용 변기가 적어 상대적인 차별을 받아 시설개선과 제도정비가 요구된다.
20일 충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내 초ㆍ중ㆍ고교의 남녀학생은 각각 12만8510명과 11만9783명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학교에 설치된 변기는 남학생용이 2만3407개로 여학생용 1만6096개 대비 무려 7311개 31.2%나 많았다.
초등학교는 남학생 5만9583명에 소변기 7473개, 대변기 5003개 등 1만2476개로 4.8명 당 1개씩 변기를 이용하지만, 여학생은 5만5433명에 대변기 8618개로 6.4명당 1개 꼴에 불과했다.
중학교 역시 남학생(3만1542명)은 6명당 1개꼴로 소ㆍ대변기 5265개가 설치됐지만, 여학생(2만8923명)용 대변기는 3803개로 7.6명당 1개로 적었다.
이같은 상황은 상급학교인 고등학교에서 가장 차이져 남학생(3만7385명)용 대ㆍ소변기는 5666개로 6.6명당 1개였지만, 여학생(3만5427명)용 대변기는 9.6명당 1개꼴에 불과했다.
이처럼 학교 변기설치에 남여차별이 이뤄진 것은 이용자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건축설계가 최근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남녀공학 학교에서는 여학생보다 남학생 변수가 2배 가까이 많아 휴식시간마다 여학생의 화장실 줄서기가 반복되고 있다.
영국 공중화장실 이용 실태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평균 화장실 이용시간은 남자가 35초인데 반해 여자은 90초가 걸린다. 사용시간이 3배 가까이 길지만 이전에 지어진 학교에서는 여자 화장실이 남자에 비해 변기 수가 적고 그나마도 비좁다
충남도교육청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5년 109억원, 2016년 149억원, 올해는 100억원의 학교화장실 개량사업비를 세웠지만,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국회에서도 여자화장실 대변기를 남자화장실 대ㆍ소변기 수를 합한 수의 2배 이상으로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공중화장실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유승희의원(서울 성북갑) 등에 의해 발의 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특히 학교 화장실은 공중화장실로 보기 어려워 이 같은 법이 통과되도 증개축 등 후속대책이 어려운 실정으로 성인지 설계와 예산반영 등 제도적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충남도 교육청 관게자는 “남학생 화장실은 공간이 좁더라도 소변기를 많이 설치할 수 있지만, 여학생 화장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남녀공학에서도 공간을 반반씩 나눈 탓에 여학생 화장실이 부족해 이를 개선하는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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