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내 힐링산책 담당하는 이복순 숲해설가
서남녹지에서 음악회, 영화상영 등 활용방안 제안
“지역민과 함께 하는 숲해설 기회 많이 마련됐으면”
“소나무에 솔방울이 매우 많죠? 솔방울이 많다는 건 나무의 상태가 위기거나 안 좋음을 의미예요. 나무의 가장 큰 삶의 이유는 자손 번식이거든요. 영양상태가 안 좋거나 위기 상황을 느끼면 소나무는 이렇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 솔방울을 만들어요.”
햇살이 뜨겁게 내리 쬐던 한낮, 정부대전청사 이복순<사진> 숲해설가와 서남녹지를 함께 걸었다.
정부대전청사 서남녹지는 샘머리 아파트와 대전예술의 전당, 한밭수목원, 청사내 다솜 어린이집과 인접해 있다. 좀작살나무와 낙우송, 메타세콰이어, 소나무, 마가렛 등 흔히 알지 못했던 나무와 꽃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심 산책로기도 하다.
숲해설을 위해 하루에도 서너번 이상 청사 녹지를 걷는다는 이복순 숲해설가는 대전 가운데서도 둔산 지역은 축복받은 땅이라고 말했다.
“한밭수목원과 청사 주변, 보라매공원은 걷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다. 이곳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대전시민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며 일상 속 걷기를 강조했다.
봄과 가을 정부대전청사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힐링산책’을 운영하고 있다. 일상에 지친 공무원은 지친 마음과 정신을 자연에서 위로받고, 어린이들은 나무와 역사를 배우며 도심에서 자연학습을 즐긴다. 힐링산책은 말 그대로 자연을 걷자는 취지다. 어떤 말과 이야기보다 직접 새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무의 흔들림, 자연의 냄새를 맡는 걷는 순간을 강조하는 에코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복순 숲해설가는 “나무숲에서 15분만 걸어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인간에게 무척 이롭다는 증거”라며 “청사 주변 녹지는 사실 비어 있는 날이 더욱 많다. 잘 가꾼 공간에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찾아오도록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숲해설을 지역민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남녹지는 한낮은 물론 야간 시간대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이복순 숲해설가는 텅 빈 녹지에서 야간 음악회, 벼룩시장, 멍때리기 대회, 야외 영화 상영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순환된다면 대전에서 가장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도심숲과 산책로를 걸을 때 이어폰은 빼고 앞만 보며 걷지 마세요. 천천히 자연의 모습을 눈으로 하나하나 새겨보세요. 이파리는 몇 장인지, 꽃과 열매는 무슨 색인지…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봐야 사랑스럽잖아요.”
이복순 숲해설가는 2011년부터 정부대전청상에서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는 산림치유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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