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되는 게 없을 정도... 경제계, “적극적인 마인드와 행정 필요”
▲ 무산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복합터미널) 무산 사태가 대전시의 굵직한 현안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위해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야 함에도, 막대한 돈을 들여 투자해보겠다고 나타난 기업들을 내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도시공사가 19일 유성복합터미널 무산 책임을 전적으로 기업들에 떠넘긴 행태가 대표적이다.
도시공사는 사업이 무산된 이유를 사업성 악화에 따른 롯데 컨소시엄 내부 갈등과 그에 따른 KB증권의 컨소시엄 탈퇴, 설계도서 미제출 등 사업의지 결여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공사는 2016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정상추진 촉구 공문과 대책회의 등 여러 차례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1년 5개월간 8차례 공문을 보내고 2차례 대책회의를 한 끝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전적으로 사업자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공사의 책임도 만만치않다.
2014년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 측을 선정한 후 공모지침상에 명시한 시한을 지나 협약을 체결하는 업무 미숙으로 2년 가까이 법적 소송이 이어졌다. 2016년 4월 대법원에서 공사가 승소하며 정상 추진을 장담했다.
그러나 ‘돈’에 민감한 기업 입장에서는 다르다.
소송기간 토지비와 보상비 증가, 금융권 금리인상 등 투자환경이 달라졌다. 2년전과 달라진 여건을 감안해달라는 롯데 측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업성에 가장 민감한 KB증권이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탈퇴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위치도 |
권선택 대전시장의 역점사업인 유성구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사업도 마찬가지다.
시는 군수사령부와 교육사령부, 자운대, 국방과학연구소, 계룡대 3군본부, 대덕구 국방신뢰성센터와 함께 7500억원대의 국방산업 메카로 육성할 방침이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대우건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한화도시개발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서지만, 내막은 다르다. 지하철 외삼역사 건립비용 부담을 비롯해 그동안 오른 땅값과 보상비 급등 때문이다.
시 입장에서는 공공성을 위해 외삼역사 건립 등을 제안했지만, 한화 측은 토지보상비가 400억원 가까이 올라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수용이 쉽지 않았다.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간건설사 관계자는 “LH와 논의한다는 건 사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며 “민간기업은 사업비를 아끼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하려고 하지만, LH는 땅을 묵혀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부영이 매입하고도 10년째 방치된 옛 충남방적 부지 |
부영그룹이 옛 충남방적 부지에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사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05년 이 부지를 2100억원에 산 부영이 9304세대의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대전시에 제출했지만, 시는 ‘이 일대를 활용할 종합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전교도소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수년째 해결하지 못하는 게 대전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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