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채 탄방동장 “인정 넘치는 우리 동네”
안상채 대전 서구 탄방동장은 지난해 1월 부임했다.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시청에서 보낸 안 동장에게 주민센터의 행정은 그동안의 업무와는 다르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갔다. 주민과 가까운 곳에서 피부로 부대끼며 희노애락을 느끼는 중이다. 정이 많은 탄방동은 그에게 매일매일 새로운 날들을 선물한다. 일 많기로도 소문난 탄방동에서 공직의 후반부를 보내는 안 동장을 지난 16일 만났다.
-탄방동에 온 지 1년 반이 지났다. 부임 후 소감과 느낀 점이 무엇인가.
▲부임 당시 처음이라 설레기도 했고 기대하기도 했다. 두려움도 있었다. 시에서는 자기 업무만 하면 됐는데, 여긴 주민과의 화합이 중요하고, 직원과의 융합도 중요하다. 많은 고민을 했는데 와서 보니 놀라웠다. 동 직원이 이렇게 일하는지 몰랐다. 시 근무보다 책임감을 느꼈다. 구상한 일이 실천으로 옮겨지는 모습을 봤다. 행사 하나하나 직접 챙겨야 할 부분이 많은데, 홍보도 많고, 업무 외 일을 쉴새 없이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더 고마운 건 주민들이 소리 소문 없이 많이 도와줬다.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년이면 퇴직인데, 굉장히 의미 있는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주민과 소통도 잘 되고 융합되는 이 동네로 이사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탄방동에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탄방동에 어려운 이웃이 의외로 많다. 동장이 되고 동 자생단체와 봉사단체와 함께 돕고 있다. 지난 3월 복지만두레 회원 12명과 우리 지역에 있는 한부모 가정 청소봉사를 했다. 1t 트럭 3대 분량 쓰레기가 나올 정도로 청소 상태가 좋지 않은 집이었다. 다 같이 청소하고 나니 새집이 됐지만 전기도 끊기고 먹을 것도 없었다. 급한대로 미납요금을 납부해 전기가 들어오게 하고 부녀회에서 그릇과 먹을 것을 전달했다.
또 다른 가정은 전기장판을 전달하러 갔는데 마루가 내려앉을 정도로 노후된 상태였다. 마루를 수리하고 나니 싱크대가 파손됐다. 전기 배선도 문제가 있었다. 전체적인 집수리가 진행됐다. 담장 보수까지. 그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탄방동이 장기적으로 발전돼야 할 부분이 많다. 아직도 재래식 정화조 시설이 설치된 가정이 많다. 도심에 이런 가구가 많다는 게 놀라웠는데, 대전시에 알아보니 대대적인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주민 입장에서 이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동 차원에서는 할 수 없어 어려움을 느꼈다. 대전시에 이 부분에 대해 건의를 넣었다.
우리 동에는 어려운 주민이 많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 주민 중 도움을 줄 데가 많은데 한계가 따른다. 십시일반 탄방동 안에서 주민들끼리 나누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때마다 속상함이 따른다.
또 하나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이었다. 계속 소통하고 있지만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만큼 인센티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직원들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올 하반기 남은 계획은 무엇인가.
▲주민에게 필요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진행했는데 올해는 인문강좌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탄방동에 극장이 2개가 있는데 영화 보는 날을 정해 봉사활동자들과 ‘영화가 있는 마을’을 추진 중에 있다.
9월 23일에는 ‘숯뱅이 마을축제’가 열리는데 남선공원에서 진행했던 작은음악회가 올해 공모사업으로 확대됐다. 축제를 위해 주민들과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다.
서구에서 진행하는 ‘여성친화 행복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이 있는데 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
-직원과 주민에게 한마디.
▲직원들이 열심히 할 수 있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뒷바라지하겠다. 열심히 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맙다. 주민을 위해선 공모사업뿐 아니라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고 싶다. 직원들에게 어떤 주민 민원이 있든 알려달라고 했는데, 주민 소소한 의견이 행정에 반영될 수 있게 할 것이다. 탄방동이 안전하고, 살기 좋고 정이 넘치는 마을이 되는 데 일조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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