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가운데 현재 행복도시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행복청의 업무영역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전국 시ㆍ도지사 간담회에서 행정수도 추진위 및 추진단 구성ㆍ운영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향후 개헌에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명문화를 위한 건의로 해석되지만 실질적으로 세종시가 행정수도 건설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는 차원이라는 것.
그동안 행복도시 건설 과정에서 행복청이 다뤄왔던 다양한 행정업무를 놓고 세종시와 행복청이 줄다리기를 해온 만큼 행정수도 추진위 및 추진단이 마련되면 세종시가 상당부분 업무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이해찬 의원 역시 행복도시특별법 개정안에서 일부 행정업무의 세종시 이관을 입법 발의한 만큼 이같은 업무상 변화는 상당부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물관리를 환경부로 이관하려는 분위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 15일 국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정부의 구상안에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렇다보니 행복도시 물관리 영역에서도 향후 행복청의 업무 영역이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이와 관련, 행복청이 기존의 외청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국토부 내부 조직인 본부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세종시의 업무 확대와 물 관리 영역의 환경부 이관 가능성 등이 행복청의 입지를 좁여놓고 있다.
행복청으로서도 다음달 행복도시 착공 10주년 등을 기념하는 등 기관 자체적으로 다양한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비전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상당부분 직원들 사이에서도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행복청 한 인사는 “행복청이 본부 개념으로 축소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복청 내부에서도 정부의 정부 개편이나 정책 마련 등에 대한 방향성을 지켜보는 등 현재로서는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는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의 강력한 의지가 굳혀지고 있더라도 세종시를 비롯해 지역 정치권이 당분간은 자중하며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를 완성할 수 밖에 없는 만큼 타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반감을 벌써부터 사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루머를 퍼트리거나 조직개편 등에 대한 출처없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오히려 행정수도 완성에 도움이 되질 않을 것”이라며 “행복청의 조직 개편 여부에 대한 얘기도 자칫 세종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낳게 할 수 있는 만큼 세종시 공무원을 비롯해 지역민들 역시 정부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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