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1~5월 의심거래 건수 500여건 대비 과태료 대상은 30여건 뿐
과태료 역시 2~5% 비율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 제기돼
세종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에서 정부가 부동산업계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처벌 면에서는 솜방망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식의 얘기도 나오는 만큼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13일부터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등 기관과 함께 99개조 231명에 달하는 합동 현장점검반을 구성하고 부동산 시장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종료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불시 점검을 하기 때문에 최근 불거지는 부동산업계의 임시 휴업은 무의미한 상황이다.
세종지역에서도 일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 임시휴업에 대한 얘기가 확산되는 분위기이지만, 불시 단속에 대해서는 폐업이 아닌 이상 피할 수는 없게 됐다.
국토부는 이번 집중 점검 대상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에 불법전매를 하는 경우를 비롯해 청약통장 매매, 떳다방 등에 초점을 맞추고 부동산중개업 전반의 문제에 대해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시점이 아닌, 과거 시점에서의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살핌으로써 대상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집중 단속이라는 강력한 대책 이면에 단속 건에 대한 처벌 수위가 다소 낮은 데다, 적발된 건에 대해 상당수 소명이 이뤄지면서 실제 과태료 대상자는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과태료 역시 부과금액이 낮기 때문에 차감을 하더라도 수익면에서 볼 때 높아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국토부가 올 들어 1~5월 세종시에 전달한 의심거래 확인 건은 500여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최종적으로 과태료 처벌 대상은 30여건에 그쳤다. 과태료 처벌 건이 의심거래 중 6% 가량인 셈이다. 상당수가 다운계약서로 알려진다.
이들에 대한 과태료 합계 역시 2억여원 정도다. 평균적으로 1건당 600만~700만원의 과태료이다보니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훌쩍 넘어버리는 프리미엄 수익을 얻는 대상자들로서는 다운계약서 등에 대한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과태료 비율을 보더라도 총 거래 금액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소명과정을 거쳐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된 대다수 의심거래 확인 건수 역시 업계에서는 충분히 노하우가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통장으로 대금이 전달된 것만 확인시켜주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충분한 소명 절차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한 부동산투자자는 “수익만 된다면 과태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물건을 얻으려는 사람이 많으며 프리미엄 규모가 커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다소 불법적인 방법을 원하는 게 시장의 모습”이라며 “이번 단속이 단순히 부동산 과열을 막기보다는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으로 중개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업법 위반이나 불법 전매, 다운계약 등 모든 부분을 점검할 계획”이라며 “단속과 처벌이라는 부분도 있지만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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