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한, 물속, 또는 습한 유리 표면들에 대한 소재 점착 성능 및 응용 |
‘네이처’게재, 전자소자와 의료용 패치에 적용 가능
국내 연구진이 문어 빨판의 원리가 밝히고, 이 원리를 사용한 고점착 패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과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방창현 교수 연구팀이 문어 빨판의 독특한 돌기 원리를 밝히고, 이 원리로 습한 환경에서도 접착제 없이 탈부착이 가능한 ‘고점착 패치 소재’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의 화합물 점착 소재는 젖은 표면에서 점착력이 사라지거나 끈적이는 오염물을 남기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문어의 빨판 내 입체 돌기 구조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미세 돌기와 빨판 내부표면에서 유체의 응집력을 통해 빨판의 부압이 증가하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부압은 ‘흡인력’이라고 하며, 물체 내ㆍ외부가 단절됐을 때 물체 내부 기압을 감소해 나타나는 외부기압과 압력차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를 모사해 건조하거나 습한 환경, 물속, 굴곡진 피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탈부착이 가능한 점착 소재를 만들었다.
연구팀이 만든 음각의 문어 모사 빨판 컵은 힘을 가해 잡아당기면 늘어나고, 외력을 제거하면 원래의 길이로 돌아가는 성질을 가진 ‘탄성고분자’의 미세 구형 돌기를 갖는다.
이 컵은 점착 시 외부의 힘으로 표면의 수분을 밀어내고, 남은 수분은 구형돌기와 돌기 주변 표면 사이의 공간으로 모세관 효과에 의해 포집된다.
또 점착을 위한 외부 힘을 제거하면 포집된 수분은 응집력에 의해 유지된다.
동시에 문어빨판 모사 컵과 부착 표면 사이의 공간은 진공상태로 변해 높은 부압이 생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을 최초로 분석하고 수학적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 유체의 부분적인 젖음 현상을 이용해 고분자 몰드를 만들었으며, 열에 의해 경화되는 고분자를 사용하여 문어 모사 빨판이 고밀도로 배열된 가로, 새로 각각 3cm 규모의 고점착 패치를 개발했다.
고점착을 갖고 반복적으로 탈부착 가능한 생체모사 점착 패치의 초저가 대면적 제조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방 교수는 “알려지지 않은 문어의 물속 점착에 빨판 내부의 구형 돌기의 역할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론적 모델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오염물을 남기지 않는 문어빨판 모사 점착 소재는 청정 반도체 또는 디스플레이 공정의 이송ㆍ고정 시스템과 전자부품의 점착소재로 응용이 가능하며, 피부부착 의료용 생체신호 모니터링 소자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15일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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