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댐이 역대 최악의 저수율(9.5%)을 보이는 가운데 남조류세포수가 경계단계가지 치솟는 등 녹조 비상이 걸렸다. <중도일보DB> |
가뭄 장기화에 수온까지 고온으로 3달간 58배 증가
2010년 첫 발생 후 7년 만에 발생…, 녹조제거선 등 긴급투입
수년째 이어진 가뭄으로 충남 서부지역 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이 최악의 저수율을 보이는 가운데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가뭄 경계단계로 접어들면서 금강의 백제보에서 도수로를 통해 공급받은 물과 함께 유입된 녹조류가 때 이른 고온으로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충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에 따르면 녹조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남조류세포수가 보령댐에서 지난달 29일 2만4154셀(cells/㎖)까지 치솟았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9048셀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령댐에서 녹조가 발생한 것은 2010년 대가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다행히 녹조제거선이 긴급 투입돼 750㎏의 황토가 투입되고 물순환설비와 조류차단막이 설치되는 등 긴급작업에 들어가 지난 5일에는 3292셀까지 떨어졌다.
남조류세포가 1000셀 이상이면 관심단계, 1만셀 이상이면 경계단계, 100만셀 이상은 대발생 단계로 각각 규정된다. 2회 연속 1만셀 이상이면 경계단계로 돌입하지만, 다행히 보령댐은 지난달 2회 연속 1만셀을 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뭄이 계속되고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금강 백제보물을 계속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도수로 가동 이전 보령댐 남조류세포수는 500셀에 불과해 지난 3개월 동안 최대 5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이를 반증하고 있다.
보령댐 녹조는 1998년 댐 완공 이후 저수율이 최저치인 9.5%까지 떨어지면서 물 공급에 비상이 걸리자 총연장 21㎞의 도수로를 통해 금강물을 받으면서 예견됐다. 저수율이 급격히 덜어진 상황에서 2급수인 금강 백제보 물이 대량 공급되면 녹조 발생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3일 오후 4시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9.5%로 1110만t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금강물을 하루 평균 11만t씩 모두 787만t을 유입시켰다.
비가 내리지 않아 저수율이 급감하는 가운데 수온이 상승하고 상류지역인 웅천천 하천정비공사도 조류확산에 복합적인 악영향을 준 것으로 충남도는 풀이하고 있다.
도수로 취수장 위치도 논란이다. 백제보 하류에 설치됐는데 금강 지류인 갑천과 미호천에서 오염물질이 대량 유입돼 해마다 녹조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평소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 기준 2급수다.
보령권관리단 관계자는 “발생한 녹조는 긴급대책으로 어느 정도 정상화 시켰다”며 “녹조가 더는 번지지 않도록 물순환과 조류차단막 설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 보령댐이 가뭄 경계단계로 접어들면서 금강 백제보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도수로의 모습.<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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