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혼인신고 건수도 2014년부터 지속적 감소
대전지역 예식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다. 경기침체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과 야외 또는 카페에서 결혼을 치르는 이른바 스몰웨딩 바람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사)대전결혼예식업운영자협회에 따르면 지역에서 진행된 예식 건수는 지난 2013년 1만여 쌍에서 지난해 6000여 쌍으로 40%가량 감소했다.
취업난에 결혼을 미루는 예비신혼부부가 증가하면서 예식업계는 불황으로 곤두박질 쳤다고 협회는 진단하고 있다.
실제 대전에서 혼인신고를 한 이들은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전시가 분석한 혼인건수(잠정)는 2014년 9118건에서 2015년 8805건, 지난해 8325건으로 해가 바뀔수록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혼인은 감소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28만 1800건으로, 2015년(30만 2828건)보다 2만 1028건 줄었다. 1년 단위로 혼인 건수가 30만건 아래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 2000년 월간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혼인신고는 마쳤지만 정작 결혼비용에 부담을 느낀 이들도 선뜻 결혼하길 꺼리기도 한다.
누구나 다 하는 결혼식이지만 굳이 선택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20~30대 젊은 층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혼인신고를 마친 김 모(36·대전 동구) 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부모님의 큰 도움 없이 둘이서 풀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결혼식은 아직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남들처럼 큰 예식장에서 성대하게 하고 싶은 소망도 있지만, 벌이가 나아지면 그때 가서 추진해봐야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예식업계 불황은 소규모로 결혼을 진행하는 스몰웨딩도 한몫했다.
주택을 제외한 결혼비용이 통상 4000만~7000만원에 달하면서 결혼비용에 부담을 느낀 신혼부부들이 카페 등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치르는 이른바 스몰웨딩이 예비신혼부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부는 스몰웨딩 바람에 대전 예식장은 예년만 못한 상황으로 전락했다.
대전결혼예식업운영자협회 관계자는 “회원들이 경기침체로 운영이 힘들다는 말에 다들 공감하고 있다”며 “소규모로 결혼식을 올리는 젊은 층의 최신 트렌드도 업계가 어려워진 데 반영됐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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