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동남녹지 지역민의 인기 산책코스
포토존과 소규모 음악회 장소로 손색없어
걷기와 소통의 광장으로 고민 필요
“대전과 정부대전청사에는 더 많은 나무가 필요합니다.”
정부대전청사 동남녹지는 에둘러 걸으면 길이 602m, 전체 면적은 4만6050㎡에 달하는 대형 녹지다. 이곳은 동북, 서북녹지 그리고 전면광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청사 부지다. 공무원들보다는 샘머리와 둥지아파트 주민들이 더 자주 찾는 산책코스기도 하다. 정부대전청사는 둔산둘레길 7코스에 해당된다.
청사 주변을 둘러싼 3곳의 녹지와 자연마당은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보완이 필요한 청사 내부와는 도로, 울타리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청사는 모두 막혀 있다’라는 인식은 사실 틀린 시각이다.
12일 오전 10시, 허만영 정부대전청사관리소장<사진>과 동남녹지를 함께 걸어봤다.
초입부터 초록빛의 신록이 눈부셨다. 1년 6회 이상 관리하는 덕분에 잔디는 푸르고 고르게 관리돼 있고 나무들은 초여름 햇살 아래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허만영 소장은 “정부청사 내에는 20만 그루의 나무가 있다. 청사 입주초기 심었던 나무들이 지금은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했다. 건물은 낡으면 리모델링 혹은 신축을 해야 하지만, 나무와 자연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가치있게 변한다. 걷기 좋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나무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남녹지에서 바라본 정부대전청사. |
허만영 소장의 나무심기 애찬론은 동남녹지를 걷는 내내 이어졌다.
“나무가 많이 필요하다. 나무 한 그루가 자체적인 공기정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비어있는 녹지 공간과 청사 외곽 도로변으로 꾸준히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소장은 청사에서 관사가 있는 둥지아파트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는 날이 많다. 허 소장의 ‘걷기’는 청사 주변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수장의 책임감도 있지만, 잠시나마 자연에서 위로를 얻기 위한 휴식적인 측면이 크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걷기와 대중교통 이용이 습관화된 허 소장은 정부대전청사 내부에서도 자전거 타기와 걷기의 일상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자전거 거치 공간을 더욱 확보했고, 녹지는 사계절 내내 세밀하게 관리해 틈틈이 산책하는 공무원의 수도 대폭 늘어났다.
이야기를 나누며 느린 걸음으로 15분쯤 걸었을까, 동남녹지를 한 바퀴 돌았다.
서울 몽촌토성 외톨이나무와 꼭 닮은 중앙광장의 나무는 2030세대를 위한 포토존으로, 올해 식목일 심은 장미밭은 장미로드로 이름 붙여보면 어떨까. 또 광활한 잔디광장에서 소규모 음악회와 벼룩시장이 열린다면… 동남녹지는 행정기관과 지역민을 잇는 둔산 끝자락의 대표적인 광장(廣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허만영 소장은 “대전청사 곳곳은 날마다 보수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둔산 일대를 걷는 지역민을 위해서라도 녹지와 자연마당에 더 많은 나무를 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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