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활동 제도개선 뒷전 속 정부 정책 반영도 속도 못내
대전 4차산업 충남 연안하구 세종 중앙공원 등 어쩌나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추경과 인사청문회 등으로 촉발된 협치 난국이 충청권 현안추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권 초 입법과 정부 제도개선 등으로 현안관철을 위한 추동력을 얻어야 하지만, 여야 관계가 얼어붙은데다가 내각 구성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야3당은 13일 전날 정부가 제출한 추경에 대해 국가재정법이 정한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국민세금으로 미래세대에 영구적인 부담을 주는 공무원 증원 추경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전날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과 이달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여야가 추경을 둘러싸고 당력을 집중하다 보면 지역현안 관철 동력마련을 위한 입법활동은 자연스레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지지부진한 내각 구성도 암초다.
새정부 출범이후 국회 문턱을 넘은 문 대통령 ‘1기내각’ 인사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3명에 불과하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의 국회인준 난항이 장기화되고 있어 언제쯤 내각이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출지는 오리무중이다.
14~15일로 예정된 김부겸(행정자치부)·김영춘(해양수산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국토교통부) 등 후속인선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별다른 탈 없이 지나간다는 보장도 없다.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정부조직법 국회 통과도 장담키 어렵다.
법률안 심사와 관련 있는 안행위와 법사위 위원장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소야대 정국 속 협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충청권 현안들에 자칫 불똥이 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충남도의 경우 안희정 지사가 역점 추진하는 연안하구 생태복원, 국가 물통합관리 시행, 친환경 지역분산형발전체계 조성, 공익형 직불제 도입 등이 국회에서 입법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당면과제다.
또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백제왕도 유적복원, 국방산업단지 개발지원, 서해안 해양신산업 육성 등은 새정부 정책반영이 시급하지만, 협치난국의 정국상황에 따라 속도를 내는데 당분간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육성, 대전의료원 설립, 국립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중부권 원자력의학원 건립,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 조기 활용 등 굵직한 현안들이 즐비하지만, 언제쯤 본격화될는지는 가늠키 어렵다.
세종시 역시 ‘중앙공원 조성’과 ‘KTX 세종역 신설’ 등 현안이 새정부에서 확정 또는 재추진 동력을 얻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정국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처럼 얼어붙은 정국 속에 충청권 현안이 순항하려면 14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시ㆍ도지사 간 첫 회동에서 적극 건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얼어붙은 정국 속에 충청현안의 안착을 위해선 지자체와 지역국회의원의 공조와 중앙정치권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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