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암제가 예쁜꼬마선충의 성장과 생식에 미치는 영향 |
KIST, 쥐 등 실험용 포유류 실험 감소 기대
‘예쁜꼬마선충’으로 항암제 독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경수 KIST 강릉분원 시스템천연물연구센터 박사가 실험용 쥐 대신 예쁜꼬마선충에게 항암제를 먹인 후 행동이나 성장에 문제가 없는지 관찰해 독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흙에 사는 1㎜ 크기의 투명한 벌레인 예쁜꼬마선충은 체세포 900여개와 신경세포 300여개, 유전자 2만여개를 갖고 있다.
이 벌레의 유전자 중 40%는 인간도 가지고 있어 세포 사멸과 노화 등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식·의약품이나 화장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쥐, 토끼, 개와 같은 포유동물에 적용해 왔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 평가법’은 포유동물 희생에 따른 윤리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기존 항암제 독성평가를 위해선 한 달 이상의 연구기간 동안 실험용 쥐 100여 마리를 희생시켜야 했다.
그러나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한 독성평가는 일주일 내에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쥐 실험은 체중 변화, 조직 병리 분석, 혈액검사 등을 바탕으로 결과를 얻지만 예쁜꼬마선충은 크기변화, 알 개수, 알 부화속도, 생식세포 형태 관찰 등을 통해 독성을 가늠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 후보 물질과 여러 환경 유해물질에 대한 독성평가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의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강경수 KIST 박사는 “예쁜꼬마선충은 사람과 유사한 소화기관과 신경기관, 유전자를 갖고 있다”며 “항암제 독성평가뿐만 아니라 여러 식·의약품의 효능을 발굴하거나 약물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환경독성학회지’에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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