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운전량 많은 택시들 1주일에 3~4건, 많게는 10건까지
택시 운전사 “빨리가자고 보채는 통에 어쩔 수 없다”
지난 새벽 오전 1시께 구모(30)씨는 대전 오류동 부근에서 술자리를 가진 후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던 중 앞에 있던 다른 택시가 불법 유턴을 하는 행위가 포착됐다.
구씨는 택시 운전사에게 “아무리 늦은 시간 차량이 많지 않다고 해도 불법행위를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택시 운전사는 “내가 택시 기사라 이렇게 말하는 걸 수도 있지만, 기사보다는 오히려 손님들이 더 극성이다”며 “술을 먹고선 욕부터 시작해 일부러 돌아간다, 빨리가자 더 보채는 통에 어쩔 도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는 공익신고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놨다.
택시 운전기사는 “말도 하지 마라. 일주일에 3~4건에서 많게는 10건까지 범칙금 통보서가 날아온다”며 “손님들은 자기가 탈 때는 교통 법규를 위반하고 무조건 빨리 가라고만 보채면서 평소 택시에 상당히 부정적인 듯 하다”고 말했다.
최근 교통법규 위반 차량들에 대한 블랙박스 공익신고가 증가하면서 생계형 택시 운전기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내 블랙박스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공익신고는 3만 4600건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매월 2800건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1월 2437건, 2월 2908건, 3월 3016건의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공익신고는 경찰의 CCTV나 이동식 카메라 등을 통한 자체 단속과 별개로 일반 시민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블랙박스나 스마트폰 등에서 수집된 증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속 항목만 149개에 달한다. 좌·우회전이나 유턴 시 방향 지시등 미점등, 중앙선 침범, 끼어들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중 택시에 대한 신고 건수도 상당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택시는 영업활동을 해야 하기에 비교적 운전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경찰은 공익신고가 교통사고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생활형 택시 운전자라고 하더라도 교통법규 준수는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공익신고 증가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가 상당 부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교통법규를 지키는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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