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관리, 잇몸질환 예방부터
최근 의료계에서 ‘20개의 치아를 80세까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우리 몸에서 구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성년ㆍ중년기는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구강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과로, 이를 풀기 위한 흡연과 음주로 인한 치과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구강건강에 대해 선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오민석 부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흡연과 음주는 구강건강 최대의 적 = 흡연은 치아의 착색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흡연 시 뜨거운 증기는 입 안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구취를 유발하고, 충치 및 치주질환의 발생 확률을 높이게 된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치주질환의 발생 확률이 4배나 높다.
또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혈액순환 저하를 가져와 세균 감염에 대한 몸 안의 면역작용을 약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담배에 포함돼 있는 유해물질은 구강, 인두암의 발생률을 높인다.
최근 건강을 위해 연초담배의 대용으로 피우는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어 구강에 악영향을 끼치며, 맛을 좋게 하는 특정 향료는 잇몸의 염증을 야기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잦은 음주 역시 치아건강에 해롭다. 주성분인 알코올보다는 안주의 영향이 크다. 식사를 할 때 보다 치아 면에서 음식물이 잔류하는 시간이 길어 잇몸질환이나 충치의 원인이 되는 치태가 생기기 쉽다. 특히 술에 취해 양치질을 하지 않고 그냥 잠자리에 들면 이러한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또한 술안주로 먹는 찌개나 탕류는 염분과 기름기가 많아 입 안 산성 성분을 증가시키며, 뜨거운 국물은 잇몸을 약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술자리 중간 중간 물을 마셔 입안에 남아있는 당분이나 염분을 희석시키거나, 무가당 껌을 씹는 것은 술자리 전후 치아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스와 구강건강의 상관관계 = 피곤함을 떨치기 위해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는 치아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다. 커피에 첨가되는 설탕, 생크림, 카라멜 등은 당도가 높고 끈끈한 점성이 있어 치아에 오래 붙어 있기 때문에 충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커피 속 탄닌 성분은 구강 안에 남아있는 단백질과 결합하면 치아 표면의 미세한 구멍으로 흡수돼 치아를 누렇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때에는 되도록 설탕, 생크림 등의 첨가물을 넣지 않거나 적게 넣는 것이 바람직하며, 마신 직후 물로 입을 헹궈 변색을 막는 것이 좋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도 구강질환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 긴장으로 불안도가 높아져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영향을 받아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는 곧 침 분비량을 줄이기 때문에 세균의 활동력을 높여 충치 및 잇몸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스트레스는 턱관절 부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로 이를 꽉 물거나 무의식적으로 이를 가는 습관은 음식을 먹을 때나 입을 벌릴 때 귀밑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이 발생하는 턱관절 질환을 유발한다.
▲구강건강관리, 잇몸질환 예방부터 = 장년ㆍ노년기에 접어들면 입 속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세균번식이 쉬워지고, 잇몸 사이에 쌓인 세균 덩어리가 염증을 일으켜 잇몸질환을 유발한다. 잇몸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은 △칫솔질을 하고 나서도 입안이 개운하지 않고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치아가 시리거나 △칫솔질을 할 때 잇몸에서 출혈이 있고 △잇몸이 간질간질하거나 피곤하고 △과로 후에 잇몸이 붓고 출혈이 있는 것 등이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면 잇몸질환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상태에서도 계속 방치하면 치아가 많이 흔들리고 결국은 발치를 할 수도 있다. 특히 잇몸질환은 만성질환이라서 몸의 컨디션에 따라 많이 좌우되고, 심한 심증이 없으면 방치되기 쉬워 발치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잇몸질환은 노년기 치아상실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다수의 치아를 빼게 되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섬유소가 많은 채소 등의 섭취를 피하고 가공돼 부드럽고 먹기 편한 음식을 선호하게 돼 전신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잇몸질환의 예방을 위해 평소 구강위생 관리에 힘써야 한다. 스스로 치아를 잘 닦는다고 해도 놓치는 부위가 있으므로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스케일링 및 구강검진을 받아 잇몸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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