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되돌아보더라도 인류는 자연의 환경과 함께 진화해 왔다.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극복해 나가면서 과학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만지는 것마다 모두 황금이 되어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는 그리스 신화의 마이더스 손처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기술의 발전은 물질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삶은 피폐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물론 이를 극복해 나가려는 인류의 노력과 의지도 점차 가시화 되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전 세계 195개 당사국이 모여 채택한 '파리협정'은 글로벌 규범으로서 환경보전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지난 5일 맞이한 '환경의 날'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1972년 UN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환경의 날은 국제사회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만들어낸 첫 번째 성과물이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는 인류의 마지막 지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환경을 보호해 나가지 못한다면 인류는 생존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만큼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빠져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1도만 올라도 10%의 생물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전염병 발생률은 4%나 증가한다고 예측하는 것을 보면 괜한 억측만은 아닌 듯하다. 언제부터인지 기상이변을 학문으로 다루는 기상재해 경제학이 등장했을 정도로 인류 생활의 모든 부분은 환경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제 환경보호가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면 이를 슬기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류의 마지막 지혜란 무엇일까? 과연 우리에게 그만한 능력은 있을까?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생활 속의 작은 실천만으로도 자연을 지키고 환경을 보호해 나가는데 큰 힘이 되고 보탬이 된다.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전제품의 플러그만 잘 뽑아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자연관찰을 통해 환경사랑 의식을 함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의 희망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우리 시가 지난 4월 전국 최고의 대기 질 수범도시로 발돋움해 나가기 위해 2020년까지 천대의 전기 차와 천대의 전기 이륜차를 확대 보급하고 만대의 노후 경유차를 저감해 나간다는 '천천만(千千萬) 시민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민·환경단체와 함께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펼쳐 나가면서, 3대 하천을 맞춤형 친수공간으로 제공하고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도입하여 물 순환 선도도시를 지향해 나가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 마지막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지구의 자원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 시간이 별로 없다. 환경보호를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의 몫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우리들이 생활하는 삶의 터전을 더욱 살맛나게 만들어 가야 한다.
작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란 속담이 있듯이 환경을 보호하려는 시민들 한분 한분의 지혜와 열정 그리고 자발적인 실천의지는 인류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 발전해 나가는데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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