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의회 김종천 운영위원장(서구5·민주당)은 '둔산의 차 없는 거리'를 주장한다. 차 없는 거리는 걷기 좋고, 활력 넘치는 둔산을 만드는 '정답'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
보라매공원~샘머리공원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거리문화행사 등으로 ‘이야기 거리’ 채우면 ‘딱이야’
‘대전 둔산(屯山).’ 명실상부 충청의 중심지, 대전의 제1도심이다. 정치, 경제, 행정, 문화 전 분야의 1번지이자, 대표적 신도시이기도 하다.
잘 구축 된 ‘사통팔달(四通八達)’ 교통 인프라도 자랑거리다. 둔산 시내 주요 대로는 대전 곳곳으로 연결된다.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는 도로 덕분에 어디든 편하게 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둔산엔 항상 차(車)가 많다. 둔산을 가로지르는 도로 위는 바쁘게 오가는 차들로 북적인다. 통행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엔 차량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차는 쉴 새 없이 매연을 뿜어내고, ‘빵빵’하는 경적 소리가 곳곳에서 울린다. 매일 둔산은 문명의 이기(利器), 자동차에 점령된다.
과거 둔산의 주인은 ‘사람’이었다. 인류는 역사를 기록하기 이전부터 둔산에 살았다. 3대 하천이 만나는 구릉지, 둔산은 삶의 터전으로 제격이었다.
이곳에서 선조들은 집을 짓고, 고기잡이와 농경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넓은 평야 곳곳을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며 생존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들과 달리 지금 우리는 차에 밀려 ‘걷기’를 잊어버린 존재가 됐다. 걷는 둔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대전시의회 김종천 운영위원장(서구5·민주당)의 답은 간단했다. 도로에 차 대신 사람이 걷는 ‘차 없는 거리’였다.
“주말마다 둔산 보라매공원에서 샘머리공원까지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면 어떨까요?”
둔산이 지역구인 김 위원장은 동네를 걸을 때마다 이같은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도심 속 휴식 공간인 보라매공원과 샘머리공원을 활용해 이 구간을 ‘놀이터’로 만들자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둔산은 대표적 도심이면서도 보행에 필요한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라며 “주말에 대전시청 남문 쪽 보라매공원에서부터 서구청 뒤편 샘머리공원까지를 보행전용 공간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차 없는 거리’는 걷기뿐만 아니라 뛰놀고 쉬는데도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차가 사라진 거리를 볼거리와 놀거리로 채우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차 없는 거리에서 즉석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사람들이 플리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팔고 공원 잔디밭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며 “둔산 도심 한가운데가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없는 거리는 둔산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둔산이 교육, 경제, 정치, 행정, 문화 모두 1번지이지만 여기에서 오는 뭔가 딱딱한 이미지가 없지 않다”며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이런 이미지를 해소하고 둔산만의 특색, 상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둔산은 최초의 ‘현대적’ 의미의 신도시다. 전국 신도시들은 둔산을 벤치마킹해 개발됐다. 이젠 도시의 새로운 개념과 지향점을 제시할 때다. 걷기 좋고 활력 넘치는, 사람이 주인 되는 둔산이 그 출발점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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