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물론 이슬람 문화로 인한 학교 급식 문제 심각
국내에도 시리아 난민 등 다문화 학생들이 빠르고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제자리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언어는 물론 음식문화가 다르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은 정부와 각 기관 마다 개별적으로 이뤄어져 있는데다 지원내용도 별반 다를바 없어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다문화 학생은 2012년 909명(초 655, 중 166, 고 88명)에서 지난해 4월 1일 기준 2012명(초 1578, 중 577, 고 344명)으로 121.3%(1103명) 늘었다.
지난해는 시리아 출신 난민들이 대전 지역에 정착하면서 이들의 자녀 12명이 동부 지역 3개 초등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인 시리아 출신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언어와 음식이다.
9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A초는 다문화 예비학교로 전담 강사 1명이 지원돼 학부모와 교사간 언어 소통, 학생들의 수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B초(2명)와 C초(1명)는 전담 강사 지원이 불가능해 지역 다문화센터에서 파견된 강사가 학생들의 수업을 도우면서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이나 수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급식 또한 이슬람권 학생들이다 보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정돼 있어 집에서 싸오는 도시락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이들에게 따로 지원되는 예산은 없다. 가정형편에 따라 점심을 먹지 못하거나 부실한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신이 싸온 도시락과 급식 메뉴 중 먹을 수 있는 음식에 한해 일반 학생들과 함께 먹는 학생도 있는 반면, 일부는 급식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거부하면서 학교생활 적응과 영양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의 적응 문제는 농촌 지역으로 가면 더욱 심각하다.
일부 농촌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다문화 학생들이 일반 학생보다 더 많은 학교도 있어 이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와 지역교육청, 각 자치구 등 각 부처별로 추진하는 다문화지원 프로그램이 별반 다르지 않다 보니 보여주기식 전시행정보다는 보다 체계적인 정책수립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슬람 문화권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올해도 겨우 수소문해서 학생 지원을 위한 인력풀을 만들었다”며 “정부 차원에서 학교 급식 등 이들을 위한 예산이나 인력풀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문화학생이 국내 출생인지, 중도입국인지, 외국인 자녀인지 파악은 가능하지만, 학생의 국적과 종교, 이들이 난민인지 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시리아 등 난민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나 예산은 없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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