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신임 미래부 차관 바로 부를 것”
통신업계 “적자 면할 수 없어…”
새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역대 정부들이 민생 공약으로 통신비 정책을 모두 들고 나왔지만, 그 효과는 미비했기 때문에 이번 정부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7일 통신업계 및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래부 신임차관이 임명되자마자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통신비 인하 압박에 나섰다.
미래부 소속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이개호 위원장은 이날 “미래부 신임 2차관이 업무파악을 하는 대로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협의하고자 그를 부를 것”이라며 “미래부가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정기획위에서 자율적으로 기본료 폐지 방안을 만들어 미래부에 실행을 권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미래부로부터 두 차례 통신비 인하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지만, 미래부의 의지가 약하다는 이유로 세 번째 업무보고는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미래부는 이번 주말까지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공약에 대한 이행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통신업계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기본료 폐지만은 어렵다는 게 입장을 보인다.
‘월 1만1000원’ 상당의 기본료가 일괄 폐지되면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시장경쟁 체제에서 정부가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통신업계는 기본료를 폐지하면 소비자 부담이 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역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로 인한 손해분을 만회하고자 단말 지원금과 기타 요금할인 혜택 등을 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4G 이용자가 가장 많으나, 이에는 기본료 항목이 없다는 것도 맹점이다.
이에 대안으로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단말 가격 부담을 줄이고자 분리공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분리공시제는 휴대전화 구매 고객에게 지급되는 제조업체의 지원금과 이통사의 지원금을 별개로 공시하는 것이다.
현재는 제조사의 지원금을 이통사의 단말 지원금에 포함해 공시하고 있다.
전체 단말 지원금에서 제조사가 부담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다.
분리공시제는 제조사인 LG전자가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타 업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도입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다른 공약인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는 9월로 예정된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라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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