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카드사 등 제 2금융권 대출 크게 줄어…정부 정책 때문
돈 필요한 서민들 큰 피해볼수 있어… 상황별 규제 필요
카드론 등 제 2금융권의 대출이 크게 줄었다.
7일 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 등 카드사 전업계가 발표한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1분기 말 기준으로 24조6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23조6845억원보다 3771억원 늘어난 수치다.
전분기 대비 카드론 증가액이 3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4분기(3554억원)이후 9분기만이다.
이들 카드사의 1분기 카드론 취급액도 8조9976억원으로 전분기 9조2655억원보다 2679억원이 줄었다.
카드론 증가가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의 2금융권 대출 조이기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계속되는 가계부채 증가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자 대대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카드사를 비롯해 저축은행, 캐피탈업체 등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0%를 넘기지 않고, 1분기 대출증가율도 전년 동기대비 대출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9조3682억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118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 8월(426억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보험사 등의 대출도 크게 줄었다.
1분기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증가액은 8353억원으로 전년 4분기 증가액 1조9468억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상호금융의 대출 증가액도 2조9830억원으로 전분기 5조6323억원의 반토막이 났다.
새마을 금고도 4조 7428억원에서 2조5288억원으로 대출 증가액이 줄었고, 보험사는 4조 3521억원에서 7794억원으로, 여신전문기관은 2조3900억원에서 1조81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대출 증가액이 감소했다.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서민들이 돈을 쉽게 빌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지난 1분기와 2분기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각각 -18, -21을 기록했다. 상호금융(-31·-40)과 생명보험사(-13·-24)도 1분기와 2분기 모두 큰 폭으로 기록됐다. 대출태도지수가 나쁘면 대출심사를 그만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2분기 저축은행과 신용카드회사의 대출 수요는 각각 13이었고 상호금융과 생보사는 각각 -3, -6이었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서민들이 아직 많다는 뜻이다.
당장 급한 사업자금이나 주택자금, 생활자금 등을 융통할 곳을 찾아 이들이 대부업체나 사채시장까지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조이면 정작 대출을 받아야할 서민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대출자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통한 상황에 맞는 대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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