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영달 매달리는 인사들 청산돼야” 친박 조준
친박계 ‘홍준표 불가론’ 내세워 맞대응..지역 보수층 노심초사
자유한국당이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유력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친박계를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부으면서다.
당권(黨權)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에 지역 보수층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대는 대선 후유증을 치유하고, 제1야당으로서의 새출발 다짐을 위한 목적이 크다.
그런 만큼 지역 보수층의 7·3 전대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보수의 몰락’을 끊어내야 한다는 절박감도 전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보수는 지난해 말부터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대선 완패로 이어지는 ‘삼재(三災)’를 겪었다.
이 때문에 전대를 계기로 계파 정치 청산과 보수 쇄신을 이뤄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에선 상대 계파를 배제하려는 움직임만 보이는 실정이다.
홍 전 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가 궤멸되는 줄도 모르고 자기 자신의 영달에만 매달리는 그런 몰염치한 인사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청산되어야 한다”고 썼다.
또 “자유한국당은 이름만 바꾸었지 내용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주도하는 세력도, 정책도 그대로며, 아직도 구체제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몸부림치는 세력이 극히 일부 엄연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홍 전 지사가 글에서 친박계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홍 전 지사는 대선 패배 후 미국 체류기간에도 친박계와 각을 세워왔다.
친박계는 ‘홍준표 불가론’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홍 전 지사가 중도 확장성이 부족하고, 대선 패장인 점이 불가론의 주된 이유다.
친박계는 홍 전 지사에 비해 조직 기반이 탄탄하지만 구심점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5선의 원유철 의원이 출마를 시사했지만 외부인사 영입 목소리도 나온다.
후보로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 황교안·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이처럼 한국당 당권 경쟁은 ‘홍준표 대 반홍준표’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에 홍 전 지사가 출마한다면 전당대회 모양새는 아마 친홍과 비홍의 싸움이 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경쟁이 격화되는 사이 지역 보수층의 걱정도 늘고 있다.
또 다시 계파 싸움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우려가 크다.
한국당 소속 한 지방의원은 “당 지지도도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에서 전대가 계파 대리전이 된다면 이를 바라보는 보수층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질 수밖에 없다”며 “점점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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