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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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이익 냈으면, 보험료 인하해야”
#직장인 김모씨(39)는 최근 자동차보험을 재가입하기 위해 알아본 뒤 깜짝 놀랐다. 지난해 50만원이던 보험료가 54만원으로 8% 정도 오른 것이다. 김 씨는 “사고 없이 10여 년을 운전해왔는데 보험료가 많이 올라서 당황스럽다”면서 “보험사들이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주고 있지만, 보험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들의 당기 순이익은 1조202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2.8%(2972억원)이 증가했다. 외제차 렌트가 이용 기준 변경 등 자동차보험 제도개선에 따라 평균 손해율이 82.2%에서 78.0%로 4.2%포인트 하락하면서 자동차보험 순익이 증가했고, 늘어난 부동산처분이익 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손해율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실제로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적자를 이유로 꾸준히 올라온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서민 금융정책들을 우선시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개인용 자동차 한 대당 평균 보험료는 2014년 59만9000원에서 지난해 68만4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3년간 매년 평균 7% 가까이 오른 셈이다. 손보사들은 올해 초에도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기준으로 롯데손해보험의 상승률이 1.0%로 가장 높았고,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도 각각 0.9%씩 인상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2.7%를 인하했지만, 올해 다시 0.9%를 올리며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동부화재와 KB손해보험도 자동차 보험료를 0.7%씩 올렸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 대신 할인특약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운행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부터 자녀특약, 대중교통 특약, 안전 운전 습관 연계 특약 등 다양한 할인 상품이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동차보험의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사고가 잦은 운전자에 대한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와 관련해 담합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손해보험사는 그동안 높은 손해율을 빌미로 보험료 인상을 지속해왔다”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고 손해율도 나아지는 만큼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는 깜짝 실적 상승일 수도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1년 중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낮은 때가 1분기이기 때문에 연중 추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보험사마다 보험료 조정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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