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안한 탓에 유기견 되는 일도 다수 발생
김 모(35·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최근 대전 한밭수목원으로 5살 아들과 함께 산책하던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하다. 목줄이 풀어진 강아지가 아이를 향해 돌진해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물리진 않았지만, 큰소리로 짖어 아이가 많이 놀랐다. 김 씨는 “산책하는 건 좋지만, 꼭 목줄은 하고 다녔으면 한다”며 “견주가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푸념했다.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소유주들의 자발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았지만, 일부 견주들이 목줄을 풀어놓고 산책하는 탓에 시민들의 불편이 지속되면서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동물명예감시원 29명을 위촉하고 견주들에게 자발적인 관리와 행동요령을 알린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만들기’란 캠페인을 통해 목줄 채우기와 대변 치우기 등을 홍보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견주들이 강아지 대변을 공원에 그대로 방치해놓고 가버리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상 지자체에 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최고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목줄과 대·소변을 견주가 처리하지 않으면 최고 10만원이다. 여기에 인식표를 걸지 않으면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반려동물 소유주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다.
과태료를 물리려면 주민등록증을 받아야 하지만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부지기수로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개인 비닐봉지를 준비해 대변을 치우는 시민도 있지만 방치하고 가는 이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면 고성이 오가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강아지 목줄을 안 한 견주에게 단속을 해도 그때 잠시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목줄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대전에서 발생한 유기동물도 많다. 지난 2014년엔 2091마리의 강아지가 주인을 잃었으며, 2015년 2160마리, 지난해엔 2540마리가 떠돌이 신세가 됐다. 올해도 증가 수가 꾸준하다.
1월 195마리, 2월 357마리, 3월 571마리, 4월 795마리로 매월 늘어나고 있다.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분양이 안 되는 유기견은 안락사를 당하고 만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597마리, 2015년 600마리, 지난해 703마리가 끝내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올해는 1월 27마리, 2월 56마리, 3월 118마리, 4월 184마리다.
시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동반 외출 시 꼭 목줄를 착용하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한다”며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