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추경, 인사청문회 등 둘러싼 여야 협치난맥
물밑접촉에도 해법난망, 정권초 ‘암초’ 극복 관심
문재인 정부가 출범 채 한 달도 안돼 국정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청와대 참모진의 잇단 중도하차로 불거진 인사난맥상과 일자리 추경 등 국정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심화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 넘어 산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새정부가 출범 초기 이같은 악재를 과연 극복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이 업무과중으로 급격한 건강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안보실 2차장은 차관급 고위직으로 외교·통일·정보융합·사이버안보 등의 업무를 지휘하는 중책으로 청와대는 극구 ‘사의표명’을 강조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앞서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지난달 일자리수석으로 내정돼 청와대에서 업무를 봤지만, 지난 1일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정이 철회되기도 했다.
이처럼 차관급 인사 두 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면서 청와대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국회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여야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각종 국정현안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치가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7~8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가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이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상조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당론을 모았고 국민의당 역시 부정적 기류가 엿보인다.
나머지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은 집중포화를 예고하고 있어 여당과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될 예정인 한 11조 2000억 원에 대한 일자리 추경도 ‘화약고’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추경은 국채발행 없이 없다는 강점에도 야권에선 벌써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검증조차 하지 않은 급조된 추경”이라고 비판했고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공무원 수 증가는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일방적 추경 강행은 소통과 협치는 화중지병(그림의 떡)이 된다”고 지적했다. 국회 통과과정에서 가시밭길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야당들은 물관리 업무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의 이관 등 일부 부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권 초기 각종 암초에 직면한 청와대와 여당은 각종 국정현안에 대한 야권협조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위 당·정·청 회의 이후 청와대 참모들이 야당 지도부를 비공개로 찾아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설명했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세균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 등에서 협조를 구하는 등 물밑접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고받기 식’ 타협할 수 있었던 양당체제가 아닌 4당 체제에서 각당의 이해관계가 사안마다 다른 만큼 통큰 협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잇단 인사난맥 해결과 여야 협치복원이 문재인 정부 초기 최대 뇌관이 되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고 촌평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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