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지역 실업계 고교생들의 아르바이트 피해경험. <충남연구원 자료 편집> |
특성화고 실습 공업계 70%, 상업계 90% 전공 무관
청소년 노동인권지원 전담기구 조속히 신설돼야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청소년의 44%가 임금체불 관련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들의 절반 이상은 근로계약서조차 작성되지 않아 피해구제를 제대로 받지 못해 불합리한 청소년 노동인권을 지원할 전담기구가 요구된다.
이 같은 사실은 충남연구원이 충남지역 37개 특성화고에 학년당 1학급씩 남녀학생 1337명을 임의로 선정해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 경험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 드러났다.
설문에서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주어진다’는 질문에 대해 5점 만점에 평균 2.76점으로 답변해 사실상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경험 직종은 음식점이 24.9%로 가장 많았고 편의점(5.5%), 패스트푸드(5.1%) 등이었다. 아르바이트는 용돈과 통신비 등 목적성 자금이 가장 많았고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완화, 생계유지 등의 순이었다.
청소년 노동인권과 관련 가장 많은 위반사항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이었다. 아르바이트 경험 청소년의 53.3%(430명)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이는 작은 지역사회의 소규모 영세사업장일수록 지켜지지 않아 인권침해 구제 자체에 취약했다.
구체적 피해사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표적 청소년 노동인권 침해로 지적한 조기퇴근(일명 꺾기) 피해자가 20.2%(163명)로 가장 많았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법적으로 줘야 하는 주유수당을 미지급도 16.9%(136명)에 달했다. 심지어 일한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계약보다 적게 받는 경우도 각각 15.6%(126명)와 14.1%(114명)씩 나타났다.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이면 모두 지켜야 하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도 13.4%(108명)에 달했다. 1년 이상 일하고도 퇴직금을 못 받거나(5.7%) 물품강매피해(4.1%)도 있었다.
복수피해를 고려해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의 임금체불위반 비율이 44.1%에 달했지만,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절반 이상이 제때 구제를 받기 어려웠다.
주 40시간 이상 법적 근무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무나 야간근무 강요(11.7%), 업주나 상사로부터 성적수치심이나 굴욕감(8.7%),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는 경우도 8.7%에 달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다치거나 업무관련 질병을 앓은 경험도 14.1%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환경이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특성화고 현장실습 대부분 전공과 무관했다. 전공과 관련 있는 실습은 공업계열이 30%, 상업계열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교육부가 취업률을 중심으로 특성화고 사업을 평가해 예산을 배분하는 것을 충남교육청이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으로 성과기준 평가를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부당하고 위법한 사업장을 현장실습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과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고발 등 적극적인 대응도 요구됐다.
청소년의 야간노동과 휴일노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근로기준법(제70조)에서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노동과 휴일노동이 금지됐지만, 당사자동의(제70조 2항)와 노동부장관 인허가로 가능해 이를 삭제하는 제적 정비가 요구된다.
충남연구원 성태규 선임연구원은 “2013년부터 청소년 단시간 근로환경종합대책이 시행됐지만, 근무환경에서 부당행위를 경험하는 등 청소년 노동인권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일반고를 포함해 노동인권교육의 교과목을 추가하고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이 청소년 노동인권지원 전담기구를 조속히 만들 것”을 제안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