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문화재단 조직 전반 쇄신해야
대전문화재단 직원들이 대전시가 과도한 간섭과 권한을 남용했다며 항의한 데 대해 직원들 내부적으로 의견 수렴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시의 과도한 간섭 논란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의 개입 항의 파동 마저도 일부 개인의 일탈로 몰아가면서 결국 재단 내홍으로 비화됐다는 지적이다.
5일 대전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재단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대표를 맡고 있는 박 모씨가 월례회의에 앞서 전체 직원에게 긴급 회의를 소집, 최근 시문화예술과의 문화재단 간섭과 관련한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의견은 아니다’는 직원이 참석인원 42명중 59.5%인 2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견으로 동의한다’는 직원은 11.9%인 5명에 그쳤다.
문제는 노조가 없는 재단에서 근로기준법상 노사협의회의 대의원을 제외하고 근로자 대표가 존재하지 않는데다, 근로자 대표라는 직위로 전체 회의를 소집해 의견수렴을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그동안 숱하게 문화계 안팎으로부터 지적을 받아온 대전문화재단의 독립성 문제에 대한 직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몇몇 직원들이 시청과 시의회 게시판에 실명으로 게시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결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서둘러 논란을 봉합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 관계자들까지 나서 게시판에 시의 간섭을 제기한 인물을 문제가 있는 인물들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일탈로 잠재려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는 “(이번에 시의 간섭 문제를 제기한 직원들은)개인적인 문제를 대의 명분으로 포장해 제기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휘말리지 않았던 것”이라며 “문제제기를 할 친구들에게 동조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공론화된 대전문화재단 독립성 화두가 문화재단 내홍으로 비화되면서 문화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조성칠 대전민예총 상임이사는 “결국 이번 항의 파동과 설문조사 사태는 재단수준의 민낯을 고스란히 봤다는 점에서 매우 씁쓸한 사건”이라며 “조직 전체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쇄신안이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