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부비동염 등과 오인할 수 있어
■100세 시대, 지역 의료와 함께 -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를 찾는 난청 환자들은 치료가 급하지 않은 노인성 혹은 소음성 난청 환자로 원인을 치료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늦춰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잘 들리던 귀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이 그것으로, 이럴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며칠 기다려보면 낫겠지’ 하고 있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면 청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의 도움말로 돌발성 난청의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47~63%의 환자만이 청력 회복…이명, 난청 동반시 예후 안좋아 = 돌발성 난청이란 72시간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난청으로, 중이염이나 고막 천공, 뇌경색 같은 중추신경계질환 등 난청의 원인이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고 보통 난청과 함께 ‘윙’, ‘삐’ 하는 등의 이명이 동반돼, 환자에 따라 난청보다 갑자기 생긴 이명으로 병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20~60%의 환자는 어지러움 증상을 같이 호소하는데 이 경우 어지러움이 없는 환자보다 청력회복이 좋지 않다. 돌발성 난청은 해마다 인구 10만명당 5~20명 정도 발생하고 연령대에 관계없이 나타나지만 30~50대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성별에 따른 발생률의 차이나 계절적, 지역적 발생률의 차이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돌발성 난청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47~63%의 환자만이 청력을 회복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난청 발생 후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청력 회복에 결정적이다. 난청이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 난청과 동반된 어지러움이나 이명이 있는지, 당뇨나 고혈압, 약물기왕력, 앓고 있는 질환들을 문진을 통해 확인하고, 돌발성 난청이 의심되는 경우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게 된다. 순음청력검사는 여러 가지 다른 높낮이의 음에서 환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측정하는 검사다. 소리의 크기는 ‘dB(데시벨)’을 사용하는데 3가지 이상의 연속된 다른 높이의 음에서 정상측에 비해 30dB 이상 차이가 나는 소견이 보이면 진단이 이뤄지게 된다. 이후 몇 가지 종류의 청력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을 보강하고 측두골 MRI(자기공명영상)를 시행해 청신경종을 감별한다. 고령의 환자에서 난청이 발생하거나 평소 당뇨 고혈압이 심해 뇌경색의 위험이 있는 경우 뇌경색 유무를 확인한다.
▲중이염, 부비동염 등과 오인할 수 있어…고막 확인 중요 = 치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제이지만 알려진 대로 많은 부작용을 갖고 있는 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만이 유일하게 돌발성 난청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치료가 되도록이면 조기에 시작되는 경우 예후가 더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 5일에서 1주일 정도 스테로이드 고용량 요법을 유지하고 이후 용량을 줄여가며 약을 끊게 된다. 초기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 경우 고막을 통한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한다. 고막을 경유한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외래에서 간단한 국소마취하에 주사바늘을 고막에 삽입해 스테로이드를 고막안쪽 공간, 즉 중이강에 주입하는데 이때 주입된 스테로이드가 달팽이관에 스며들어가게 된다. 전신적인 부작용을 피할 수 있고 간단하게 주입이 가능해 최근 많이 각광받는 시술이다. 보통 2~7주일 간격으로 4~8회 정도 시술한다.
감별해야 할 질환은 소아난청, 부비동염, 삼출성 중이염 환자 등이다. 중이염과 돌발성난청의 경우 치료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 간혹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항생제 치료를 한다든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중이염 환자를 돌발성 난청 환자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에 의한 고막의 확인이 중요하다.
또는 메니에르병 같은 달팽이관의 다른 질환도 초기 돌발성 난청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 내를 순환하는 내림프액이 빠져나가는 부위에 장애를 받으면 어지러움과 편측의 난청, 이명을 호소해 거의 돌발성 난청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지만 청력검사상 주로 저음역대에 청력손실을 보여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밖에 미로염이나 뇌경색 같은 질환도 감별이 필요한데 이는 치료과정에서 시행되는 여러 가지 검사들로 배제된다.
김동기 교수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서 돌발성 난청 환자들이 대부분 조기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미 시일이 지난 다음 병원을 방문해 치료가 어려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는 경우 반드시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 대전성모병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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