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한 대전시 환경녹지국장과 걸어본 시청 북문∼서구청
봄ㆍ가을 주변 직장인 인기 산책로... 큼직한 나무숲에 깔끔한 보행로
비효율적인 양쪽 일방통행로 폐쇄 또는 대폭 축소 필요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대전시청 북문에서 서구청(대전경찰청)까지 이어진 ‘둔산둘레길’ 4구간(보라매공원)은 인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봄과 가을에는 점심을 먹은 후 커피 한잔을 들고 동료와 산책하기로 유명하다. 왕복 600m 코스로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린다.
대전시와 서구청 공무원을 비롯해 교육청과 충청우정청, 노동청, 대전법원과 검찰청, 경찰청 등 공공기관은 물론, 변호사와 의사 등 인근에서 ‘일하는’ 많은 직장인의 행렬이 이어지는 대표적인 도심 속 걷는 길이다.
▲ 이동한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대전시의 환경과 녹지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이동한<사진> 환경녹지국장도 이 구간을 애용한다.
걷고 싶어 지하철을 타고 출ㆍ퇴근하는 이 국장은 출장이나 중요한 회의가 없으면 이곳을 찾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직원들과 맘 놓고 웃으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이 국장은 “둔산 도심을 대표할만한 걷는 길로,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커다란 나무와 아기자기하게 가꿔진 작은 화단들, 의자가 있는 쉼터, 조형물이 있는 작은 광장 등도 사람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평화의 소녀상’도 있다.
▲ 대전시청∼서구청(대전경찰청) 구간의 보라매공원. |
하지만, 좁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국장도 공감하고 있다.
이 구간의 폭은 20m가 조금 안 된다. 걷기에 좋은 계절에는 걷는 사람이 많아 더 좁게 느껴진다.
양쪽에 펼쳐져 있는 일방통행로를 폐쇄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라매공원을 포위한 일방통행로는 양쪽을 합쳐 10차선이나 된다. 1개 차선은 노상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나머지 4개 차선이 주행로인데, 출ㆍ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이곳을 지나는 차가 별로 없다.
이 국장은 “도로로 이용하기에는 아까운 게 사실”이라며 “아스팔트를 녹지로 바꾼다면 길이 300m, 폭 60m 규모의 대전을 대표하는 도심 속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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