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선화 KISTI 원장 “4차 산업혁명, 오픈사이언스로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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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선화 KISTI 원장 “4차 산업혁명, 오픈사이언스로 개척한다”

  • 승인 2017-06-04 11:04
  • 신문게재 2017-06-05 11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 한선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 한선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오픈사이언스 전도사’ 한선화 KISTI 원장

과학계의 4차 산업혁명은 오픈사이언스


‘오픈사이언스(Open Science) : 연구 데이터를 공유ㆍ융합하고 분석해 도전적인 문제를 협력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픈사이언스를 이 같이 정의했다.

‘오픈사이언스 전도사’라 불리는 한 원장은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줄곧 오픈사이언스에 대한 중요성을 다양한 분야에 설파했다.

이에 대한 성과인지 올해 초부터 국내 과학계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이번 정부의 과학기술계 관련 대선 공약에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데이터 공유 부분이 언급되기도 했다.

한 원장은 “오픈사이언스는 과학기술계의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미션으로 선정하고 새로운 정보 서비스ㆍ연구인프라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한 원장의 의지가 엿보였다.

중도일보는 KISTI 설립 55주년을 맞아 한 원장으로부터 KISTI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KISTI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는데 소감이 어떤가.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KORSTIC)에서 직원 3명이 국내 자연과학계 석박사 명단과 논문집의 리스트를 만들고, 국내 과학자의 업적을 조사하던 것이 첫 출발이었다. 지난 반세기가 넘는 동안 KISTI는 우리나라 정보 서비스와 기술 진보 역사를 함께했다. KISTI가 걸어온 길이 우리나라의 정보 서비스의 역사다. 현재 KISTI는 연구원과 행정원 560명 규모로 세계의 과학기술정보를 수집ㆍ분석해 제공함으로써 연구자와 중소기업의 R&D(연구개발)과 정부의 정책 수립, 의사결정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슈퍼컴퓨팅과 연구망 서비스로 연구환경의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 과학기술계에서 KISTI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KISTI는 연구개발 동반자로 연구자에게 더 효율적 연구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효율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변화하는 연구환경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반영해 연구자들이 더 나은 첨단 환경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자들이 선도형 연구, 최첨단 연구를 하려면 잘 갖춰진 연구개발 인프라가 필요하다. 따라서 KISTI는 과학기술 연구 데이터를 공유ㆍ개방해 이를 융합연구와 협력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국가 과학기술경쟁력을 한 단계 올리는 데 이바지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KISTI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지식노동을 대체하는 지능혁명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우수한 지능이 발현되려면 우수한 두뇌와 훌륭한 교육 시스템,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와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을 훈련하기 위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KISTI는 이 세 가지 구성 요소 중 슈퍼컴퓨팅과 데이터, 두 가지를 책임지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은 연구의 데이터를 공유ㆍ융합하고 분석해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오픈사이언스(Open Science)’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이 데이터의 개방과 협력으로 혁신을 가속하고 분야 간 융복합을 만들어 내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빅데이터의 활용과 지능화를 산업간 경계를 파괴하는 현상과 닮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오픈 엑세스(Open Access), 대용량 데이터를 공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오픈 데이터(Open Data), 시공간 제약과 관계없이 협력연구를 통해 거대과학에 도전하는 개방형 협력(Open Collaboration)은 세계 과학기술계를 이끌어 갈 것이다.

-오픈사이언스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은 문제를 풀고자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기존의 연구방법에서 탈피해 데이터 바다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 지구적 난제를 풀어가는 연구 트랜스포메이션(Research Transformation)이 연구계의 새로운 혁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방과 협력의 키워드인 오픈사이언스는 KISTI가 준비해왔고, 가장 잘하는 것이다. KISTI는 연구 환경과 연구 패러다임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 공공 연구 성과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인 오픈사이언스를 추진해 왔다. 과학기술정보의 연구성과 개방 플랫폼인 NTIS(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NDSL(과학기술정보센터)을 구축해 오픈 엑세스를 선도하고, 대용량 연구데이터의 공유와 분석을 위한 GSDC(기초연구실험데이터글로벌허브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KISTI가 개발한 다차원 과학데이터 공유 분석 플랫폼 투픽스(TuPix), 온라인상 R&D 협업 플랫폼인 EDISON(한국형 계산과학공학 플랫폼)과 COREEN(개방형 연구협업 환경)은 개방형 과학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과학기술인으로서 차기 정부에 당부 또는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가.

▲새 정부 공약에는 과학기술계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돼 있다. 약속들이 잘 지켜지길 바라며, 우선 과학기술인에 대한 처우에 부탁하고 싶다.

단순히 물질적인 대가가 아닌 과학자라는 자부심으로 직업이 아닌 소명으로 새로운 것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둘째로 장기적 연구수행이 가능한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유와 개방의 강화다. 연구의 결과뿐 아니라 연구 데이터까지 개방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다른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이 같은 국가 정책을 세어 연간 투자액이 10억원이 넘는 모든 정부 지원 연구는 연구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공유할지에 대한 데이터 관리 계획(Data Management Plan)을 제출하는 것이 의무화된 상황이다.

-취임한 지 벌써 2년 9개월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간 주요 성과가 무엇인가.

▲지금까지 직원의 결집한 힘과 노력으로 ‘최고의 국가 과학기술 정보 분야의 전문기관’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고 자부한다. 우선 올해 노벨상 후보인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중력파 검출에 우리 연구원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며 연구 인프라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글로벌 end-to-end 100G급 첨단연구망 인프라를 구축해 첨단 연구 협업 적시성 향상, 우수성과 창출에 이바지했다. 이 인프라를 더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계산과학공학 플랫폼을 개발해 대학 49개, 강좌 522개 2만여명이 활용하도록 해 슈퍼컴 활용의 저변을 넓혔다. 밸류체인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VCNS) 제공으로 중소기업이 온라인에서 기업의 경쟁 환경을 파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슈퍼컴퓨팅 기반 M&S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통해 제품개발 시간 및 비용의 획기적 절감에 기여해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 세계 최고 권위의 HPC Innovation Award를 수상 했다.

▲한선화 KISTI 원장은 =한양대 화학공학과와 성균관대 정보공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석사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ISTI 지식정보센터장·정보기술개발단장·선임연구부장·첨단정보연구소장을 거쳤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기반분과 자문위원,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오주영 편집부국장(경제과학부장)
정리=최소망 기자
사진=KISTI 제공

▲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터 4호기.
▲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터 4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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