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들 대책 마련 분주…LTV·DTI 환원 여부 ‘주목’
문재인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면서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지만, 8월 이전이라도 필요한 가계부채 대책은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세나 부동산 시장, 금리 변동 상황 등을 보고 대응책을 6~7월에도 발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분활상환이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는 등 금융 차원의 가계부채 대책은 물론 부동산 시장 안정이나 한계 차 채무 감면, 자영업자에 특화된 부채부담 완화 등 여러 정부 부처의 종합적인 가계부채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가장 먼저 손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핵심 인물들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 중 하나로 부동산 시장 과열과 대출 규제 완화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2014년 8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LTV는 50∼6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유효기간이 1년인 행정지도 형태로 시행한 LTV·DTI 규제 완화를 2차례 연장했다. 올해 7월 말이면 또다시 일몰을 맞는다. 정부가 LTV·DTI 조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LTV·DTI 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를 낳은 요인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정부에서 금융당국은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를 위해 LTV·DTI 규제 완화에 소극적이지만, 국토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적극적이어서 김 국토부 장관 후보자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LTV·DTI를 환원하면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거나 정상적 대출 수요자마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유지를 주장하던 금융위의 입장도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규제 일괄 환원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 나아가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은 한시적으로 LTV·DTI 규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
그동안 국토부 반대로 시행되지 못한 신규분양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DTI 적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잔금대출과 달리 중도금대출에는 LTV·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경쟁력 있는 장기·고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예상된다. 기존에는 국내 은행들이 보통 만기 3~5년짜리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길어야 10년이었다. 은행이 30년짜리 장기 채권을 저리로 발행할 수 있다면 비교적 저렴한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돈줄을 조이는 정책만 나오면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LTV·DTI 규제를 강화하면 금융기관들이 안전한 차주에게만 돈을 빌려줄 수 있다”면서 “결국, 금융에 취약한 사람들은 돈을 빌리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대책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을 세분화해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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