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예정지 이미 예전부터 부동산업계에서는 기정사실화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국회 분원 및 정부부처 이전과 관련, 입지 선정에 대한 각종 루머가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일부 유보지 가운데 활용 가능한 부지를 비롯해 행복청이 추가로 마련해놓은 부지 등이 거론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행정부의 특정 민간빌딩 임대 가능성 등 다양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20개, 소속기관 20개가 현재 행복도시 내 정부세종청사 1ㆍ2청사로 분리돼 이주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분원의 세종시 이전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여야 5당 대표 역시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래부, 행자부 등 아직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정부기관에 대한 이전 계획도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해당 기관이 들어설 부지를 놓고 각종 입지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 분원의 경우, 국무총리 관저 인근의 유보지를 비롯해 합강리 유보지, 첫마을 유보지 등에 대한 가능성이 예고된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중앙공원 활용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앙공원은 그동안 금개구리 서식지 논란 속에서 최근들어 주민들과의 의견 조율 속에서 최종안이 나온 상황인데, 이를 뒤엎을 수는 없다는 게 지역사회의 상당수 주장이다.
국회 분원 이외에도 미래부와 행자부가 들어설 제3청사 부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행복청은 국민권익위원회 인근의 주차장 부지를 정부기관 이전을 고려해 마련해뒀다는 입장이다. 지도상의 면적으로만 볼 때 2~3개 정부기관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 계산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세종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행자부가 이미 특정 상가빌딩에 들어선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A 상가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행자부 인원이 모두 들어올 수 있는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준비중”이라며 “제가 알기로는 상위결제권자의 최종 결제만 앞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여분의 오피스에 대한 투자를 하면 분양가 대비 2배 이상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투자를 권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초에는 한 분양홍보원이 홍보전단지에 백화점 부지와 국세청 사이의 부지에 대해 미래부 이전예정지라고 표기한 뒤 배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행복청이 곧바로 시정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수백부의 전단지가 배포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해당 미래부 예정지가 기정사실로 알려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렇다보니 기관 이전을 두고 고심 중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난도 이어진다.
한 시민은 “너무 많은 고민을 하다보면 지역에서 난무하는 루머로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왜곡현상도 빚어질 수 있다”며 “대선 전에는 모든 정당과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오더니 선거에 패한 후보자와 정당이 이제는 실리관계를 따져가며 뒷짐을 지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기관 이전에 대한 부지결정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협의된 내용이 없다”며 “여러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면 부지 선정을 두고 관계기관이 상호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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