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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하반기부터 공기청정기 설치 기준 마련
필터 교체 등 관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감지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교실 마다 공기청정기 설치를 약속한 가운데 효율성을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데다가 설치 이후 관리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양로원 등 미세먼지 취약 계층이 모인 곳에 공기청정기 무상 보급을 추진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공기청정기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교육부는 각 교실에 적합한 공기청정기 용량 및 설치 이후 학습피해 여부, 효율성, 예산 분담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먼저,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이다. 대전 지역의 경우 초ㆍ중ㆍ고등학교 297교 중 공기청정기는 36교에 162대가 설치돼 있다. 이중 초등학교에 139대가 설치돼 있지만 이는 1만여실이 넘는 초등학교 교실 중 1.39%에 불과한 수준이다.
초등학교에만 1만여대가 넘는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양로원까지 포함할 경우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도 지자체와 교육청의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공기청정기 설치 이후 관리도 문제다. 20~30명이 함께 사용하는 교실에 설치됨에 따라 일반 가정 보다 잦은 필터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학교로서는 냉난방 비용과 더불어 공기청정기 관리 비용까지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또 일부 업체가 대전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설치된 1만대가 넘는 공기청정기의 필터를 제때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외에도 공기청정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될 경우 치열한 납품 단가 경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제품이 보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심도 있는 검토가 요구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실 내 공기정화가 목적이지만 소음으로 인해 학습에 지장이 있다면 무작정 설치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설치 기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꼭 필요하다면 시교육청에서도 적극 나서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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