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발생하는 노후 냉난방기기 교체 수요 따라가기 어려워
대전 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설치된 냉난방기 가운데 약 15% 가량이 노후 냉난방기기지만 교체에 필요한 예산은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냉난방기기는 초등학교 1만889실, 중학교 6464실, 고등학교 7332실 등 총 2만4685실에 설치돼 있다.
이중 내구연한 10년을 넘긴 노후된 냉난방기기를 보유한 교실은 초등학교 1216실, 중학교 1464실 등 2680실에 달한다. 고등학교까지 포함하면 전체 교실의 16% 가량인 3700~4000여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노후된 냉난방기기를 교체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은 매년 45억~50억원의 예산을 노후 냉난방기기 교체에 사용하고 있지만, 교실당 가스식 냉난방기기로 교체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000만원 정도로, 한 해 교체할 수 있는 최대 교실은 노후 교실의 10%수준인 500실 정도다.
시교육청은 오래된 냉난방기기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지만, 해마다 노후 냉난방기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구연한을 넘겼다고 냉난방기기의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교체 예산 증가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노후 냉난방기기 교체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석면이 있는 교실의 경우 석면해체 등 20~30일 정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지만, 보충수업이 있는 고등학교의 특성상 방학기간이 10일 정도 밖에 안돼 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학교전기요금체계가 개편돼 연간 28억여원의 전기요금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용한 전기요금을 토대로 초ㆍ중ㆍ고 1교씩 선정해 개편안을 적용하자 학교별로 16~31% 정도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대전지역 296교가 납부한 전기요금은 141억7971만2000원으로, 20%만 절감되도 28억3594만2400원에 달한다. 절약되는 전기요금 만큼 냉난방기기를 더 가동할 수 있어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노후 냉난방기기는 예산 범위 내에서 최대한 교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등학교가 문제인데, 쾌적한 교실 환경을 위해선 학부모와 학생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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