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돋보이는 의원 부재..충청 결집 절실
새 정부 출범 맞춰 자체 경쟁력 키워야
제20대 국회가 30일 첫 돌을 맞았다.
이날로부터 1년 전 여야(與野)는 “국민만 바라보겠다”며 ‘일하는 국회’를 다짐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국회는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 기간 동안 충청 정치권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충청 의원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27석 가운데 각각 14석, 12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석은 세종으로, 무소속 출마한 이해찬 의원이 당선된 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충청 정치권은 시험대에 올랐다.
충청 인사들이 각 당 원내대표 자리에 도전하면서다.
새누리당에선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민주당에선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이 각각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에서 충청 인사의 원내대표직 도전은 지난 2010년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에 이은 6년만이었다.
새누리당에선 충청권 의원 중 원내대표에 당선된 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유일했다.
이 때문에 충청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았지만 정 의원만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정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추진했으나 친박계의 집단 공격으로 취임 2주 만에 사퇴 벼랑에 몰리기도 했다.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 기간에도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의원은 찾기 힘들었다.
지역 현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탄핵 정국이 열리자 한국당 충청권 의원들은 잔뜩 몸을 낮춘 채 버티기에 돌입했다.
앞장서 당과 보수의 혁신을 외치는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은 바른정당으로 적을 옮겼다가 대선 기간 중 다시 복당하기도 했다.
대선 과정에서의 모습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한국당 충청권 의원들은 “반 전 총장을 지원하겠다”며 탈당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그의 대선 불출마로 당에 잔류했다.
안팎에선 이들을 향해 ‘금강 오리알’이라고 부르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은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전 대표로 갈려 경쟁했다.
박병석, 양승조(충남 천안병), 박범계(대전 서을) 의원 등은 ‘친문’, 박완주(충남 천안을), 김종민(충남 논산·금산·계룡),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 등은 ‘친안’으로 나뉘었다.
물론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단결해 대선 승리를 이끌었으나 충청 정치권의 응집력 부족을 꼬집는 목소리가 많았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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