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 관련 서구청으로 접수된 문건 없어
부지 매입부터 공사 중간까지 6년간 수차례 발목
이랜드그룹 내부 재정악화도 사업중단에 한몫
“도대체 언제쯤….”
2011년 부지 매입 이후 6년이 흘렀지만, 대전시 서구 둔산동 928번지 일대는 흉물스러운 철벽으로 에둘러 쌓여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공사마무리 시점은 2017년 6월이지만 공사현장 내부 알림판은 2016년 8월25일에 멈춰 서 있다.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이랜드그룹은 2011년 사학연금회관, 캐피탈타워, 둥지아파트, 홈플러스 둔산점, 을지대학병 인근의 노른자 땅 상업용지를 246억 원에 사들였다. 상업용지인 탓에 유통시설이 유력했고, NC 중앙로점을 리뉴얼해 백화점 혹은 쇼핑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둔산 일대 소상공인의 반대, 교통과 주차난 걸림돌을 만났다. 지자체는 3차례에 걸쳐 건축 승인을 보류했고, 건축승인까지 장장 4년이 소요됐다.
악재는 또 등장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대전 진출 선언.
초대형 유통시설의 등장은 이랜드를 비롯한 지역 주요 백화점의 기존 사업을 모두 변경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랜드도 쇼핑센터에서 호텔 혹은 분양이 가능한 주거시설로 용도변경 검토에 착수했다. 쇼핑센터로는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 작용한 결과다.
결국 흙막이, 터파기 등 기초 공사 1년여 만에 NC 둔산부지는 공사가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잠들어 있다.
물론 둔산부지 올스톱은 용도변경과 맞물려 악화 된 이랜드 내부 재정상황도 한몫했다. 국내 재계 순위는 40위권으로 뛰어올랐지만, 부채비율이 늘며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이랜드는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에 1조 원에 매각하고, 이달 중순에는 생활, 가구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7000억원에 매각하며 재정상황을 수습 중이다. 이 때문에 곧 둔산부지도 다시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제시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이랜드가 내부 방침을 정해서 다시 추진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행정적으로 서류가 접수돼야만 사업 재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이랜드 측으로부터 접수된 서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공사 부지다보니 수년째 공사중단은 인근 지역주민들이 바라보기에도 불편한 곳으로 전락했다.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