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기업 SSM 1만개, 편의점 3만여개 달해
동네수퍼 1993년 15만개, 2016년 4만5000개
대전지역 대기업 입점할 골목상권 없지만 안심 못해
문재인정부, 수수료율 인하 등 활성화 정책 기대감
‘대전지역의 슈퍼마켓은 한달에 2~3개 꼴로 폐점되고 있습니다.’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기업 마케팅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열고 출점 저지를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기업형 SSM인 노브랜드샵과 편의점 출점은 골목상권을 고사시키는 행위”라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강력 조치를 촉구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발표한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경기 지역은 144개 점포가 몰려있어 전체 점유율의 28.8%를 차지했다. 서울은 85곳, 부산 43곳으로 집계됐다. 이어 SSM은 롯데수퍼 388개, 하나로마트 2038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422개, GS수퍼마켓 258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162개 등 1만 여개에 달했다. 편의점은 CU 9604개, GS25 9529개, 세븐일레븐 8556개, 위드미 1765개가 전국적으로 출점해 있다.
반면 동네 수퍼마켓은 1993년 기준 약 15만 개에서 작년 4만5000개로 3분의1 이상 줄어들며 희비가 엇갈렸다.
대전의 경우 타지역과는 달리 대기업이 비집고 들어올 골목상권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동구는 전통시장이 많아서 사업조정이 매우 어렵고 서구와 유성구 지역은 이미 대형마트가 포화 상태다. 대전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도 현재로서는 상권 확장성에 큰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여론이다.
동네 슈퍼마켓은 한 달에 평균 2~3개꼴로 폐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통계를 산출해보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어 골목상권의 위기론은 여전하다. 존폐위기에 몰린 수퍼마켓이 폐점되면 소비자는 SSM과 편의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고 끝내 대기업만 유통시장을 독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종대전수퍼마켓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가입 수는 꽤 많지만, 개별사업이다보니 폐점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다. 골목 슈퍼의 경우 폐점된 수만큼 개업하는 수가 비슷하게 채워지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문재인정부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출점 점포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할 것과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를 도입해 줄 것을 주문했다.
카드 수수료와 시급 1만 원도 생계형 상인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세종대전수퍼마켓조합 관계자는 “규모가 큰 슈퍼는 한달에 800~1000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나간다. 평균 2.5%, 2.3%의 고액 수수료가 책정돼 있어 온전히 상인들이 부담해야 한다. 1%대로 수수료를 낮춰주는 인하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골목상권 살리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영세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고, 우대수수료율을 인하 공약을 제시했다. 또 대기업 복합쇼핑몰도 입지를 제한으로 골목상권의 영업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덕구에서 개인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새정부가 의욕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을 내세운 만큼 기대감도 크다. 유통시장의 구조부터 정비하고 영세상인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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