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등 정규직 전환에 따른 문제 해결도 시급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면서 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 금융계, 교육계가 정부의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금융계,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방침에 따라 각 기관별 비정규직 인력 현황 파악과 함께 정규직 전환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NST의 경우 지난해 기준 소관 기관 25곳의 전체 인력 1만5899명 중 비정규직 수는 3714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23.4%에 달한다.
대덕특구에 있는 출연연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36.4%,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34.3%, 한국화학연구원이 33.2%로 상위권의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출연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전면적으로 내건 과제로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연구원 개인의 처우 개선은 물론 전반적인 연구환경까지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일각에선 재정적 문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낸다. 또 출연연의 비정규직은 다른 분야보다 복잡한 형태(기간제, 단기계약직, 별정직 등)를 보여 구체적인 지침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는 신한은행이 조만간 기간제 근로자(781명ㆍ3월 말 기준) 중 사무인력 170명의 40%가량(60∼7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 30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씨티은행은 일반사무 전담직원과 창구직원 300여명을 정규직 행원과 같은 직급(5급)으로 일괄 전환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중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NH농협은행 역시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보험ㆍ카드ㆍ증권업권들은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종별로 고용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교육청은 본청과 직속기관, 교육지원청, 각급 학교, 유치원에 종사하는 교무실무원, 조리원 등 31개 직종 3347명에 대해서는 지난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마쳤다. 신규채용시에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면서 정부 정책에 따른 큰 혼란은 없는 모양새다.
시교육청내 청소용역인력과 학교 운동부 코치, 출산 휴가 중 해고통보를 받는 등 지난해 논란이 됐던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비정규직 인력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운동부 코치는 정규직 전환시 근무시간 등 해결야될 문제가 산적하다. 수업 종료 이후 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하루 8시간이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며, 임기가 보장되면 성적하락에 따른 코치진 교체에서 자유로워져 또 다른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 등 정규직으로 전환되자 연봉제에서 호봉제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경직성 경비가 많아지면 학교 등에 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 들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예산 문제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직ㆍ최소망ㆍ이상문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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