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동교동계’, 민주당과 접촉?
통합 움직임에 지역 정가 예의주시 분위기
충청권 진보·중도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론이 양당 일각에서 제기되면서다.
통합 여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판도가 급변하는 만큼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두 당 간 통합론은 국민의당 동교동계 원로들이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떠올랐다.
이들은 최근 회동을 갖고 바른정당과의 연대 또는 통합은 당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란 입장을 모았다고 한다.
비대위 체제에서 당 정비 후 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동교동계 인사들과 민주당 추미애 대표 측근인 김민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이 만난 사실도 알려져 통합론은 더욱 불거졌다.
민주당에서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23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신뢰에 바탕을 두고 결국 국가를 위해 정당이 어떻게 재구성 되는 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내고, 그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합을 한다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 의원은 “여러 정치적 불신을 해소하는 과정과 국민의당의 뿌리,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에 대한 깊은 관심 같은 것들을 함께하면 신뢰가 회복되지 않겠냐”며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통합논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합론 제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지면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반면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회 40석 의석으론 원내 1, 2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거나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견도 있다.
당장 국민의당은 통합론에 선을 긋고 나섰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대해 “그러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둘 대 반대”라며 “이대로 다당제로 가는 게 맞다”고 일축한 바 있다.
통합론을 바라보는 지역 정가의 셈법은 복잡하다.
국민의당에선 ‘현 5당 체제로는 지방선거 필패’라며 통합을 반기는 쪽과 ‘경선 승리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진다’며 자강을 강조하는 쪽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굳이 통합이 필요하냐’는 회의론적인 반응과 함께 ‘지방선거 전 합당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25일 당을 재정비할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