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활용 위한 공공기관 입주도 변수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에 옛 충남도청사 이전부지 조기 활용이 담겼지만, 현실화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정부가 부지 매입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면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겠지만, 우선 감정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감정평가는 당초 지난달 시행키로 했던 계획과 달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수장의 부재로 지연되는 상황이어서 예산 반영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청사 이전부지 조기 활용의 대전제는 문체부의 적극적 의지다.
시는 그동안 도청사 이전부지 활용에 여러 방안을 모색해왔다.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립근현대사박물관 건립 공약을 시작으로, 2011년엔 시가 등록문화재인 충남도청사를 활용해 문화예술의 창작·생산·유통·소비 기능을 가진 한밭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도모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화예술복합단지 조성을 공약했으며, 권선택 시장도 취임하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유치를 시도했었다.
이같은 방안들의 공통분모는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시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시가 무상 양여나 장기대부할 수 있는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제대로 실행하려면 정부가 터를 매입해야하는 선결 과제도 있었다. 하지만, 매입 주체에 대한 기관들의 부담과 예산 미확보로 시의 노력은 모두 불발에 그쳤다. 시가 개념이 어렵다고 할 뿐 문체부의 메이커 라이브러리 제안을 거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로서는 도청사 부지 활용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의미다. 시는 이런 이유에서 지난달로 최종마감된 연구용역을 기반한 옛 충남도청사 이전부지 활용 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감정평가가 이뤄지지 않고선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기란 ‘어불성설’이다. 문체부는 다음달 감정평가를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확한 시행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시 담당자가 최근 국회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 이 맥락에서다.
여기에 시가 도청사 본관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 도입을 가미하고 나선 것도 활용 문제의 한 변수로 꼽힌다. 시가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면 입주하려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의 입주 타진에 긍정적 검토 반응을 보였던 금융분야 정부공기업 A사만하더라도 당초와는 다른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충남경찰청사 부지 활용 문제도 또 다른 복병이다. 시는 옛 도경찰청사를 공공기관 통합청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경우 타 지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6개 지자체가 공공기관 통합청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 중인 탓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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