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화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열이 나면서 토하고 설사하는 아기, 위장관염 의심…심하면 입원 치료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아플 때면 혹시라도 큰 병은 아닐까 걱정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 기간은 면역력을 키워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균에 노출되고 면역을 획득하는 일이 잦다. 또 성인에 비해 면역기관이 발달돼 있어 반응도 큰 편이라 많이 아프다고 느껴진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화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아기 얼굴이 노래요 = 얼굴이 노랗게 되는 주 이유는 황달이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우리 몸에서 분해되면서 빌리루빈이 발생하는데, 이때 대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신생아가 황달이 잘 생기는 이유는 태아의 헤모글로빈이 잘 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빌리루빈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성질에 의해 빌리루빈 수치가 약간 올라가는 경우를 생리적 황달이라 부르고, 그 외 혈액형이나 감염, 탈수 등에 의한 경우를 병적 황달이라고 부른다. 황달은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다리로 내려가기 때문에 다리까지 내려오는 황달은 빌리루빈이 많이 올라간 경우라고 여겨 광선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황달은 신생아가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출생 24시간 이내에 다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심한 황달이 발생하거나 1개월 이상 황달이 지속되거나 쳐짐,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병적 황달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을 확인해야 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자주 토해요 = 신생아는 식도에서 위로 넘어가는 길목이 약해 수유 후에 젖을 약간 넘기거나 입으로 흐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성장하면서 좋아진다. 트림을 잘 시키는 것이 역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구토가 심해서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을 때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단순히 입가로 흐르는 역류가 아니라 분수 토를 반복적으로 하면 위에서 내려가는 길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비후성 유문 협착증과 감별해야 한다.
아이들은 울거나 수유하면서 공기를 같이 삼키게 된다. 이렇게 삼킨 공기 때문에 역류가 발생하게 되므로 트림을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기 머리를 위쪽으로 할 수 있는 자세, 아기 턱을 어깨에 걸치게 안거나 무릎에 아기를 앉히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등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이 토닥이면 되고, 심하게 역류를 하는 아이들은 젖 먹는 중간에 한 번 더 해주는 것도 좋다. 첫 아이인 경우는 트림이 쉽지 않은데 이런 경우에는 머리를 위쪽으로 해서 10분, 15분 정도 안고 있는 것도 방법이다.
▲자주 보채고 수면시간도 짧아요 = 아기들이 보채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생후 2주경에 발생해 밤마다 비슷한 시간에 심하게 우는 경우에는 영아산통을 의심할 수 있다. 영아산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대개 백일이 지나면 좋아진다. 트림을 시키거나 배가 편안한 자세를 취해주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산통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남들보다 깜짝깜짝 잘 놀라는 아이도 있는데, 신생아는 팔을 허우적대는 모습의 ‘모로반사(Moro reflex)’가 활발하다. 모로반사는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거나 작은 소리에도 발생한다. 이런 자극이 있을 때 팔을 허우적대며 놀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극이 없이 자주 발생하는 모로반사나 피부가 푸른색을 나타내는 ‘청색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바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흔히 ‘신생아는 수유 할 때 빼고는 잔다’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신생아는 수유하는 3~4시간을 빼고는 15~20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수면시간은 수유와 수유 사이 30분 이내의 짧은 잠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수유 후 한참 자다가 깰 것이라고 기대하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 우리 아이만 잠을 안 잔다고 느끼실 수 있다. 다만, 신생아 때부터 수면교육을 시도해야 점차 길게 자고 밤에 자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수술이 필요한 질환 = 신생아시기에 수술이 필요한 대표질환에는 음낭에 물이 차는 음낭수종과 고환이 덜 내려와서 발생하는 잠복고환이 있다. 이 두 경우는 대개 만 1세 정도까지 기다리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또 서혜부나 음낭으로 장이 빠져나오는 서혜부 탈장이 있다. 이는 장괴사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서혜부 탈장 외에 신생아는 배꼽탈장이 흔하다. 배꼽이 유달리 크고 누르면 복벽 안으로 장이 밀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은 복벽 근육이 발달하면서 자연히 좋아지게 된다.
배꼽육아종은 제대가 말라서 떨어지는 과정 중에 덜 마른 부위가 남아서 생긴다. 배꼽을 잘 소독하고 말리면 좋아지지만, 고름이 생기거나 크기가 크면 질산을 이용해 소작치료를 할 수 있다.
▲눈곱이 자주 껴요 = 신생아는 눈곱이 끼거나 눈물이 흐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코눈물관이 완전히 뚫리지 않아 생기는 경우이므로 손을 깨끗이 닦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눈과 코 사이를 마사지 해주면 좋아진다. 돌까지도 증상이 지속되면 막힌 부위를 뚫어주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노란 눈곱이 심하거나 결막염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치료가 필요하다.
▲열이나요 = 영아들은 발열만으로 감염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 대부분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지만 균혈증,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심한 감염성 질환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 필요하다면 혈액검사, 소변검사,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열성경련은 유아기에 많이 발생하고 열이 갑자기 오르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나면서 온 몸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몰리는 경우를 말한다. 열성경련이 있을 때 중요한 것은 토하다가 흡인돼 2차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경련을 할 때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이 흡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성경련은 대부분 5분 이내에 멈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집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은 좋지 않고, 침착하게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성경련이 반복되면 뇌파나 머리 영상검사를 통해 다른 원인이 동반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열이 나면서 토하고 설사하는 경우는 위장관염을 의심해야 한다. 구토나 설사가 심해 탈수가 되거나 혈변을 보이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부터 세균까지 다양한 균에 의해 위장관염이 발생한다. 탈수가 심하면 수액 및 전해질치료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정리=박전규 기자 jkpark@
▲ 건양대병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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