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 사는 대학생 김모(21)씨는 선천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있어 지역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봄철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심해지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피부가려움증 때문에 대인관계는 물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다.
3세 아이 최 모군도 생후 2개월부터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해왔는데, 봄철 황사철이 되면 얼굴에 물집이 빨갛게 오르고 피부가 벗겨져 진물이 나와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와 황사 등은 피부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있는 환자의 경우 공해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5월에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아토피 피부염 진료 인원은 5월에 14만9995명으로 1년 중 가장 많았다. 월별 아토피 피부염 진료인원이 가장 적은 11월의 10만8796명과 비교할 때 27%가량 많은 숫자다.
평가원은 건조한 날씨와 황사, 미세먼지, 꽃가루 등으로 인해 5월 진료인원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세먼지와 황사를 구성하는 일부 물질은 호흡기를 거쳐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호흡기계,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눈과 피부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황사에는 산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피부에 직접적인 손상을 준다. 이는 가려움, 따가움, 발진,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미세먼지 역시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므로 아토피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황사와 미세먼지가 잦은 봄철 야외활동에 유의해야 한다.
피부장벽이 손상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염증세포를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양대병원 피부과 정승현 교수는 “정상인도 미세먼지가 모공을 자극해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의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아토피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손상이 심한 부위부터 악화되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해 최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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