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종종 ‘빨간불’에
#1. 지난 3월 24일 박모 씨는 대전 지역 한 삼거리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빨간불에 진입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파란불 신호 마지막에 건너려는 반대편 직진 차량과 부딪치면서다. 다행히도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큰 사고는 아니었다.
보험 회사에서 사고 처리를 진행하면서 사고 과실은 박씨가 더 크게 책정됐다.
사고 시 비보호 차량 과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운전경력 30년 된 박모씨는 화가 났다. 직진 차량이 과속했기에 발생한 사고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박모씨는 “빨간불에 차가 안 오는 것 같아 좌회전하는데 직진 차량이 과속하다 난 사고를 왜 내가 책임지느냐”고 따졌다.
#2. 지난 4월 14일 오전 8시 30분 지역 내 삼거리 비보호 좌회전 구간, 김모씨는 좌회전하려고 신호등을 입력한 채 신호를 기다렸다.
좌회전은 쉽지 않았다. 출근시간, 이동량이 많은 탓에 파란불에는 반대 직진 차들에 번번이 막혔다.
김씨의 차량은 수 분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고 뒤쪽에는 다른 차량이 밀리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답답하게 왜 안 가는 거야”라며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김모씨는 빨간 신호에 반대 차량이 서자 좌회전을 했다. 결국, 뒤편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혀 경찰에 신고 당했다.
적색신호에 비보호 좌회전은 도로교통법상 신호 위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운전자가 신호와 관계없이 맞은편 차량만 주의하면 된다고 알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시내에는 교차로 364개소에 비보호 좌회전 신호가 설치돼 있다.
비보호 좌회전은 좌회전 교통량이 적은 구간에서 좌회전 신호가 교통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설치되고 있다.
경찰청 규정에는 시간당 직진 교통량 대비, 좌회전 교통량이 적은 지역에 설치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비보호 좌회전은 전용신호를 주지 않고 녹색신호에 마주 오는 직진차량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으면 좌회전할 수 있다.
현행법에는 적색신호에 좌회전하는 것은 신호 위반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비보호 좌회전을 정확히 알지 못해 억울한 범칙금을 내는 운전자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경찰은 이에 대해 안전 규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보호 좌회전 신호에서는 녹색신호 시 좌회전할 때 앞차를 무조건 따라가지 말고 순서가 되었을 때 전방을 확실히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진행해야 한다”며 “적색신호로 바뀔 때에 무리한 진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