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1층 정식 휴게실 있지만 이용 어려워
새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해결방법은
▲ 대전 서구청 청소노동자들이 덕트실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대전 서구청사를 청소하는 청소근로자들의 휴게시설이 열악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여자화장실 옆 덕트실(배관 등이 설치된 장소)을 휴식 공간으로 쓰고 있는데, 대전 자치구 중 사정이 나은 자치구에서 이 같은 현실은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오후 대전 서구청 각층 여자화장실 옆에 위치한 2~3평 남짓한 덕트실. 덕트실은 건물에 필요한 각종 배관을 모아 관리하는 곳이다. 퀴퀴하고 습한 냄새가 나는 이곳엔 화장지와 청소도구 등 각종 자재가 한 곳에 쌓여 있고 바닥에 두꺼운 박스가 깔려 있었다. 의자로 쓰일 것으로 보이는 신문지 더미가 있는 층도 있고 아예 플라스틱 의자가 놓인 곳도 있었다. 한쪽엔 수건과 간단한 의류가 걸려 있고 종이컵과 보온병 등 물품도 보였다. 서구청사를 청소하는 여성 근로자들의 휴식 공간이다.
구청 지하 1층에 있는 청사관리용역대기실은 출ㆍ퇴근 시간 전후 옷 갈아입는 것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통제된다는 게 일부 청소근로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열악한 처우는 이들의 고용 형태에서 비롯된다. 서구청에서 근무하는 청소근로자는 모두 16명으로 이들은 모두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됐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를 약속했다. 파견·용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게 전 정부와의 차이다. 최근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그 시작이다. 구청 청소근로자 처우 개선 역시 간접고용의 직접고용화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부분이다.
구청의 한 청소근로자는 “그동안 휴식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며 “청사 내에 개방된 휴게실이 있지만 직원들이나 민원인들이 이용하고 있어 그 공간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구 관계자는 “현재 직접고용화에 대한 추진 계획이 없지만 자주 대화를 통해 어려운 점을 듣고 있다”며 “지하 1층에 있는 대기실 겸 휴게실을 특정 시간에만 개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근로자들이 쉴 수 있는 추가 휴게공간 조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 대전 서구청사 내 한 층의 덕트실. 여자화장실 앞에 위치한 이곳에서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한다. 임효인 기자 |
▲ 대전 서구청 각 층마다 여자화장실 안쪽으로 덕트실이 자리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