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이후 정계개편 논의 수면 위로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빅뱅 가능성에 지역 정치권 예의주시
충청 정가 시선이 중앙 정치 무대로 쏠리고 있다.
중앙 정치권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다.
각 당 간 통합 혹은 연대가 이뤄질 경우 지방선거 구도가 완전히 뒤바뀐다는 점에서 지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그동안 물밑에서 일던 정계개편 논의는 대선 이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당장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만나 양당 통합을 논의했고,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8월 통합 전대’까지 거론한 상황이다.
집권 여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가 앞장서 국민의당에 구애를 보내는 중이다.
‘같은 뿌리’라는 이유와 명분을 들면서다.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쟁점 법안 단독 통과가 힘든 만큼 국민의당과의 연대로 국회 내 수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에서도 ‘보수통합’을 내세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청 출신 정진석 의원은 “보수 통합 재건은 국민의 뜻이다. 보수계열인 바른정당과도 재통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보수통합론에 불을 지폈다.
한국당의 보수통합 주장은 보수 적통 위상 복원과 제1야당으로서의 무게감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포스트 대선’ 정국을 맞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선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론’과 일단 함께해야 한다는 ‘연대론’ 등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같은 정계개편 논의는 국정 장악과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성격이 짙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향후 국정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정가는 중앙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정계개편 논의에 맞춰 지역 인사들의 탈당과 입당이 이뤄질 수 있는데다 통합·연대가 실현될 경우 예상 밖 대진표가 짜이기 때문이다.
제6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2014년 초 지역 정치권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통합하면서 선거 구도가 다시 짜인 경험을 한 바 있다.
당시 통합을 결정한 안철수 의원에 실망한 지지자들과 출마 예정자들이 등을 돌렸고, 통합 후 예비후보자 간 경선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는 등 진통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총선 직전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이번 대선 직전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진 만큼 합당으로 인한 후폭풍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지역 곳곳에서 일고 있다.
한 충청권 지방의원은 “이러다가 지난 지방선거처럼 갑자기 다시 합치거나 연대해 일선 지역 정가 인사들만 혼란을 겪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통합은 물론 경선 과정에서 또 다시 갈등을 겪진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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