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본격적인 ‘수가(酬價) 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동결된 건강보험료가 내년에는 부과체계 개편 등의 영향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가는 의약단체의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당국이 내는 대가로, 건보료는 근본적으로 수가와 밀접하게 연동돼 움직이기에 수가 협상 결과에 따라 건보료가 오를 수 있다.
11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과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사협회 등 각 보건의료단체는 1차로 오는 16~17일 2018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 협상에 나선다.
건보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해서 이달 말까지 이들 보건의료 공급자단체와 유형별로 의료·요양서비스 비용을 얼마나 지급할지 협상할 방침이다.
수가 협상이 이뤄지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내용을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한다.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를 평균 2.37% 올려줬다. 구체적인 인상률은 병원 1.8%, 의원 3.1%, 치과 2.4%, 한방 3.0%, 약국 3.5%, 조산원 3.7% 등이다.
건보당국은 올해 수가 인상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20조원 가까운 누적흑자 규모를 보이는 상황을 고려해서 건강보험료율은 8년 만에 동결했었다.
이런 가운데 내년 건보료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저소득층은 덜 내고, 고소득층은 더 내도록 하는 쪽으로 건보료 부과체계가 본격적으로 개편되면서 연간 2조3000억원의 재정손실이 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재정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도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건강보험료율은 2005년 이후 2009년과 2017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인상됐다. 2007년(6.5%)과 2008년(6.4%), 2010년(4.9%), 2011년(5.9%)에는 4~6%대 인상률을 보였지만 2012년 2.8%,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 등 최근에는 인상률이 3% 미만에 머물렀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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